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 10곳의 3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평균 7.8%다. 기초 및 기말 자기자본은 올해 1월부터 9월말까지를, 순이익은 3분기 연결기준 순익을 연환산해 적용했다. 지난 2분기 평균 ROE가 10.5%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2.7%포인트 감소했다. 

ROE는 기업이 투자한 자본을 사용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올리고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수익성 지표다. ROE가 높다는 것은 자기자본에 비해 그만큼 많은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효율적 영업활동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3분기중 키움증권을 제외하고 자기자본 8조원이 넘는 초대형IB부터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까지 모든 증권사가 수익성이 둔화된 모습을 보이며 고전했다. 

올해 상반기중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들어 수익성이 크게 줄어들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ROE는 10.5%로 전분기대비 무려 6%포인트 하락했다. 자산운용(Trading)과 투자은행(IB) 부문의 선방에도 위탁매매 부문의 부진 여파가 컸다. 줄어든 순이익 탓에 3년째 이어온 '순이익' 1위 증권사 타이틀마저 위태로워 졌다. 

한국투자증권과 업계 순익 1위 자리를 다퉈온 미래에셋대우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자기자본 9조원을 돌파하는 등 초대형 IB시장 내 두각을 나타낸 미래에셋대우의 3분기 ROE는 6.1%에 그쳤다. 지난 2분기보다 4%포인트 줄어든 수준이다. 파생결합상품 판매와 상환이 줄어들며 자산관리(WM) 분야의 수익이 즐어든데다 자산운용, 위탁매매 등에서도 2분기의 성과를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전분기대비 5%포인트의 감소세를 보이며 3분기 ROE가 11.5%에 머물렀다. 2018년 1분기 이후 순익 1000억원대의 행진을 7분기째 이어온 것이 위안이지만 업계 전반에 걸친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및 발행둔화 탓에 수익성이 위축됐다. 전분기에 대규모 일회성 수익이 반영됐던 것도 기저효과로 작용하며 순익 감소세를 키웠다. 

지난 2분기 ROE 10%를 넘어섰던 하나금융투자는 전분기대비 300억원 이상 순이익이 감소하며 3분기 ROE가 6.9%에 그쳤다. 신한금융투자는 3분기중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으로 늘린 탓에 전분기대비 2.2%포인트 줄어든 ROE 6.1%에 머물렀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ROE 6.1%, 7.4%를 기록하는데 만족했다. 

주요 증권사중에는 키움증권만이 유일하게 수익성 지표를 끌어 올렸다. 키움증권은 3분기 ROE 11.9%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9.8%)에 비해 2.09%포인트 증가했다.

키움증권의 선방은 자회사의 실적 개선과 IB 부문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덕분이다. 전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투자운용본부는 적자폭을 줄였다. 저상장 국면에 접어든 브로커리지 시장 상황에서도 강점을 보인 리테일 부문이 건재함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