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결정적 순간
돌아온 이건희, 미래 투자 '올인'
⑧ 주도권 확보위한 선제적 대응…매출 150조·영업이익 17조 달성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5일 09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출범 50돌을 맞았다. 1968년 일본산 수입 부품을 조립해 라디오와 TV를 만들던 회사는 반세기만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순탄치만은 않았다. 품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기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했다. 지난 50년간 최첨단 전자사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1등기업으로 달려온 삼성전자의 결정적 순간을 되짚어 봤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10년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위기의식'을 강조한 가운데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다.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지지 않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가 밑바탕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회장의 경쟁력 강화 주문은 그해 매출 150조원과 영업이익 17조원이라는 연간 사상 최대실적이란 결과로 이어진다.   


◆위기의식 강조한 이건희…연간 사상 최대 규모 투자 단행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이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이른바 '삼성 특검'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잠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있던 이 회장은 삼성전자 회장으로 돌아와 파격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한다.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 전 세계 IT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었지만 공급부족으로 주문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가운데 이를 해소하면서 세계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줄곧 경쟁사들에 비해 한 발 앞선 투자를 통해 시장경쟁력을 확보해왔던 이 회장이 다시 한 번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그간 총수 부재 속에 신사업 추진과 투자 등 주요 결정에 있어서 동력이 상실됐던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경영 복귀로 이를 해소한다.


이 회장의 결단 속에 삼성전자는 반도체 11조원, LCD 5조원 등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 8조원 등 총 26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수립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연간 투자로는 사상 최대였다. 부문별로는 반도체부문의 경우 차세대 메모리 제품 생산을 위한 신규라인(16라인) 건설과 30나노 D램 양산을 위한 15라인 생산설비(CAPA) 증설을 위해 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9조원으로 기존 계획(5조5000억원)보다 3조5000억원 늘렸다. 해당 사업이 시황변동에 부침이 심한 가운데 적극적인 투자로 이를 방어하고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차세대 메모리 제품 생산을 위한 16라인 건설은 2005년 이후 5년 만에 이뤄진 것이었다. 

2010년 발표한 삼성전자 주요 부문 투자계획


세계 1위인 LCD부문에서의 투자도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2011년 이후 대형 LCD TV용 패널 수요 증가에 대비해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해 기판 기준 월 7만매 규모의 8세대 LCD 신규라인(8-2 2단계)을 충청남도 아산에 위치한 탕정사업장에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4개의 8세대 라인을 확보하면서 대형 LCD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는 계기가 된다. 


시스템LSI(D램, 플래시메모리 등을 제외한 비메모리반도체)사업에 약 2조원을 투자하면서 메모리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비메모리까지 확대하는 의지도 드러냈다. 45나노 이하 공정을 적용하는 모바일, 디지털TV 등 시스템온칩(SOC) 사업과 파운드리(수탁생산)사업을 강화해 공급확대요구 대응과 지배력 향상을 키우는 발판이 된다. 


◆총수 컴백, 매출 150조원·영업이익 17조원 돌파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이 회장의 컴백 속에 삼성전자는 큰 폭의 실적개선을 이룬다. 2010년 삼성전자는 매출 154억6300만원, 영업이익 17조3000억원을 기록한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4%, 영업이익은 58.3% 증가한 것으로 연간 사상 최대치 실적(연결재무제표 기준)이다. 지난 2009년 매출 136조원, 영업이익 11조원을 기록하며 '매출 100조원-영업이익 10조원'의 막을 연지 1년 만에 이룬 성과다. 



주력 사업부문의 차별화를 강조한 이 회장의 주문은 경쟁력 강화로 드러났다. 전통적인 기반산업인 반도체부문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열풍, 윈도우7 출시로 메모리·시스템LSI 수요 증가와 원가 경쟁력 제고 노력 등으로 사상 최대인 매출 37조6400억원과 영업이익 10조11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391% 늘어난 것이다. 연말 반도체시장이 D램 수요 약세 속에 가격 하락폭이 확대됐지만, 삼성전자는 모바일과 서버용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강화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40나노 이하급 비중 확대를 통해 기술 주도권도 강화하는 효과도 얻었다. 


반도체와 함께 실적의 한 축을 담당하는 휴대폰사업이 속한 통신부문은 매출 41조2000억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을 달성하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10.4%)을 기록했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1000만대를 돌파하고, 하반기(10월)에 출시된 ’갤럭시탭’이 150만대 판매되며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 두 가지 모델은 세계적 기업인 애플사에 맞서 삼성전자가 내놓은 주력 제품이었다.


LCD부문은 상반기 시황 호조에 따라 발광다이오드(LED)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주력해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가운데 시황이 악화된 하반기에는 수익성 위주의 판매전략으로 전환해 이익방어를 이룰 수 있었다.


◆미래전략실의 탄생


"지금이 진짜 위기다"라는 위기의식을 거듭 강조한 이 회장은 성공적인 경영복귀에 취하지 않고 더 강한 삼성으로의 도약을 주문한다. 


그 일환으로 이 회장은 경영복귀를 한 그해 말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의 신설이 대표적이다. 미래전략실은 전략·인사·경영진단·기획·홍보·법무팀 등 20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 회장의 '강한 삼성'의 주문은 당시 2인자였던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의 퇴진으로 이어진다. 미래전략실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전략기획실 임원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와 함께 이 고문의 퇴진이 이뤄지면서 삼성은 그간의 '비자금 사태' 등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삼성의 브랜드화를 추구한다.


이와 동시에 이 회장은 '젊은 조직'을 강조한다. 이 과정 속에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사장 승진,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의 사장 승진,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전무의 부사장 승진이 이뤄졌다. 과거 주축세력들의 퇴진과 3세 경영인이 한 발 더 경영일선으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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