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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그룹, 이번 인사도 '성과'에 방점
이호정 기자
2019.11.27 08:31:35
내부인사로 조직 동요 최소화…적임자 배치 평가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6일 14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백화점, 현대리바트, 한섬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기존처럼 성과주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조직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요약된다.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이사로 낙점된 김형종 사장만 해도 경기둔화 및 소비트렌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한섬을 국내 1등 패션기업으로 이끈 장본인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5일 김형종 한섬 사장을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이사(사장)로 전보 발령을 내고 윤기철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 및 김민덕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예년과 비교해 1~2주가량 빨리 진행됐다. 현대백화점을 이끌었던 이동호 부회장과 박동운 사장, 현대리바트 수장이던 김화응 사장이 퇴진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표면상 퇴진 이유는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세대교체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의 공식입장만 봐도 알 수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동안 50년대생 경영진의 오랜 관록과 경륜을 통해 회사의 성장과 사업 안정화를 이뤄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경영 트렌드 변화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60년대생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포진시켜 미래를 대비하고 지속경영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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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사장단 인사 역시 실적과 연동돼 결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백화점과 현대리바트 모두 외형성장에도 내실 챙기기엔 부족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의 매출액은 이동호 부회장이 처음 이끌기 시작한 2013년 개별기준 1조1268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조3761억원으로 22.1%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684억원으로 같은 기간 7.7% 감소했다.


물론 경기둔화 및 인구구조 변화로 온라인 중심으로 쇼핑채널이 재편된 상황을 고려하면 현대백화점이 수익 방어에 나름 성공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명품 및 고가 가전제품 시장의 성장으로 경쟁사들이 실적을 개선한 것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표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이 기간 매출액이 1조5437억원에서 1조7393억원으로 12.7%, 영업이익은 2033억원에서 2423억원으로 19.2%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대리바트 역시 2015년 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뒤 2016년 5.9%, 2017년 5.4%, 2018년 3.5% 순으로 매년 뒷걸음질 치고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한샘 등 경쟁사들도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긴 하지만 현대리바트의 경우 그룹 차원의 전방위 지원이 뒷받침 됐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성장모멘텀이 필요한 시점이었던 셈이다. 즉 현대백화점그룹이 임직원들의 동요를 최소화하고 경영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내부 인사로 변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이번 인사를 통해 주요 계열사에 적임자를 배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이사로 낙점된 김형종 사장의 경우 한섬을 7년간 이끌며 차별화된 오프라인 채널을 만들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 현대리바트로 간 윤기철 사장과 한섬 대표이사로 승진한 김민덕 사장은 각각 현대백화점의 성공DNA, 조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이런 측면에서 성장모멘텀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란 게 재계의 시각이다.


실제 한섬은 김형종 사장이 이끌기 시작하면서 명실상부 국내 1등 패션기업으로 성장했다. 실적만 봐도 매출액은 지난해 개별기준 7666억원으로 김 사장이 한섬 대표이사로 처음 부임했던 2013년 대비 65.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84억원으로 같은 기간 40% 늘어났다.


현금창출 지표도 다르지 않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2013년부터 연평균 7.9%씩 증가한 덕에 작년 935억원으로 개선됐고, 총영업활동 현금흐름(OCF)도 1048억원으로 36.2% 늘었다. 이 덕분에 한섬은 2017년 ‘타미힐피거’ 등의 브랜드 인수로 1895억원까지 치솟았던 조정총차입금 규모를 지난해 1032억원으로 줄인데 이어 올 3분기 479억원까지 낮췄다.


재계 관계자는 “한섬의 경우 김형종 사장이 ‘노세일’ 전략을 고수하면서도 온라인 및 SPA 브랜드 공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했기에 다른 패션기업과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점포를 핵심으로 삼았음에도 실적이나 재무지표 측면에선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며 “김형종 사장이 한섬의 성공노하우를 현대백화점에 적용,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대리바트와 한섬 등도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만큼 성장을 위한 본격적인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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