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진단
‘가상자산’ 용어 사용 왜?
②자금흐름 추적 실효성 확보·거래 위험성 경고·중앙정부 승인 여부·IFRS 해석 영향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6일 16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암호화폐거래의 제도권 진입을 예고하는 ‘특정금융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의 연내 통과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향후 남은 절차와 주요 논의 내용을 점검하고, 특금법 적용 대상인 주요 암호화폐(가상자산) 사업자를 중심으로 법안에 대한 시장 반응과 준비 실태를 살펴봤다.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정부는 가상자산(Virtual asset)을 법률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 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암호화폐 등을 가상자산으로 명시함에 따른 것이다. ‘특정금융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이를 근거로 한다. 시장에서는 제재 범위가 넓어져 과잉 규제에 해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수의 국내 금융당국 관계자과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가상자산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자금흐름 추적의 실효성 확보 ▲금융 소비자를 대상으로 암호화폐 위험성 경고 ▲중앙정부의 승인 여부 ▲국제회계기준(IFRS) 해석 등을 근거로 한다.


금융위원회 산하 기관인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FATF는 ‘돈의 흐름’을 포괄적으로 추적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상자산을 공식 용어로 채택했다. 규율 대상을 좁게 하면 추적이 어려워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FIU 핵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자금세탁방지 관련 업무에서 자금 흐름 추적이 막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외 규제 당국은 제반 기술이 아닌 ‘기능’을 기준으로 자금세탁의무를 규율한다. FIU 관계자는 “FATF의 문장을 보면 중앙화든 비중앙화든, 특정 기술이 블록체인이든 아니든 자금의 흐름이 결제의 수단이나 송금의 수단으로 보이는 기능과 같으면 규제를 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FATF가 가상자산을 사용하기로 결의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각국 정상들이 암호화폐 익명성을 포함한 범죄자금 유통 위험에 합의한 결과다. 당초 FATF는 가상통화(Virtual currency)와 암호자산(Crypto asset)을 병기했었다. 2001년 9·11테러사건 이후 FATF를 통해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모니터링을 강화하던 미국이 지난해 의장국이 되면서, 글로벌 규제기준을 대폭 끌어올린 것이 결정적인 계기로 풀이된다. 


암호화폐의 자금세탁 위험성을 인식하기는 국내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범죄 수익을 창출하는 16개 부문 중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 위험이 현금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FIU는 시장 규모 급증, 거래소 익명성, 범죄수익 은닉 수단으로 암호화폐가 널리 이용되는 점 등을 고려해 주요 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정지열 한국자금세탁방지전문가협회 협회장은 “FATF나 규제당국 측은 금융소비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가상이라는 단어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가상은 암호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해석된다. 시장은 규제 범위가 좁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안전’을 의미하는 '암호'라는 용어를 선호한다는 해석이다. 정 협회장은 “시장은 가상이라는 용어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가상은 사이버, 허상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 경우 마케팅이 매우 어려워진다”며 “암호라는 용어는 신뢰감을 준다. 시장은 가상보다 암호(Crypto)라는 단어를 원한다”고 풀이했다.


화폐나 통화의 개념은 국가의 인정을 근거로 하기 때문에 ‘암호화폐’ 용어 사용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통화는 ▲통화를 찍어내는 주체 ▲사용되는 영역(나라) ▲통제가 있어야 한다는 이유다.


글로벌 추세도 가상자산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9월 국제회계기준(IFRS) 해석위원회는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이나 화폐로 분류할 수 없으며, 회계항목에서 무형자산으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정 협회장은 “FATF 권고안과 IFRS 회계기준이 나온 이후 글로벌 추세는 가상자산으로 통일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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