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경렬 기자] 최근 연임에 성공한 허인 국민은행장이 지난 2년간 추진해 온 과제를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 행장은 국민은행 내 몇 남지 않은 장기신용은행 출신으로 은행권 안팎에서 ‘끈기’와 ‘인내’의 아이콘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런 인성이 은행 경영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허 행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연임 후 추진과제'를 묻는 질문에 “그간 추진해 온 사업을 계속 추진해 성과를 이어갈 계획이다”고 짧게 답변했다.

허 행장은 지난 2년간 대면·비대면 채널의 다양화, 혁신금융, 사회공헌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해왔다.

국민은행은 지난 10월 IT인력만으로 운영하는 인사이트 지점을 열었다. 같은 달 서울 교대역 인근에는 무인 셀프점을 신설했다. 디지털금융점은 올해 김포를 시작으로 남부터미널에 2호점이 생겼고, 오는 28일 송파 3호점이 신설된다. 내년에도 무인 셀프점과 디지털금융점은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비대면 채널은 ‘리브’를 시작으로 대화형 뱅킹 플랫폼 ‘리브똑똑’, 지역 내 평균 매출·이용고객 현황·유동인구 등 상권분석 데이터를 담은 ‘리브온’, 대출 전용 플랫폼 ‘KB스마트대출’ 등이 임기 내 연달아 출시됐다. 지난 10월 말에는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가상이동통신망서비스 ‘리브M’이 출시됐다. 시험대에 오른 리브M이 안착할 수 있을지 내년까지 성적을 내는 것은 허 행장의 과제다.

혁신금융과 관련해 국민은행은 지난 9월 말 기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중기대출 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6일 기준 대출 규모는 103조2440억원을 기록했다. 혁신산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시도의 결과다. 지난해 청년창업기업 전용 대출상품 ‘KB 청년 희망드림 우대대출’을 출시해 대출한도 2000억원을 모두 소진했고, 올해 8월에는 'KB소재부품기업 우대대출' 출시해 현재 930억원을 취급했다. 허 행장은 올 1월 보증 기관에 총 500억원을 특별출연하고, 약 1조7000억원까지 대출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사회공헌 활동으로 1902억6600만원을 쏟았다. 서민금융(934억원)과 지역사회·공익(734억원) 분야를 중심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사회공헌 활동에 지출했다.

허 행장은 1961년12월 경남 진주 출신으로 대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마쳤다. 1988년 장기신용은행에 입행했으나 IMF에 따른 은행권 구조조정으로 장기신용은행이 국민은행에 합병됐고, 이후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등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 등 혹독한 시간을 묵묵히 견뎠다. 은행 간판이 두 번 바뀌면서 다수의 동료들이 떠났지만 그는 자리를 지켰고 지난 2017년 은행장에 올랐다. 1채널(국민은행)과 2채널(주택은행) 출신이 아니면 넘보기 힘든 자리에 선임되면서 의외의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60년대생 출신이 수장이 된 것도 처음이었다.

김경렬 기자 intheend@paxnetnew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