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제언 기자] 코스닥 상장사 코닉글로리를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일부 소수주주들이 연합해 주주권리 행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기존 경영진과의 다툼이 장기전으로 확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소수주주들이 경영권 참여를 밝히기 직전 급격하게 주가가 오르면서 주식시장에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해종 씨 외 5인은 보유하고 있는 코닉글로리 주식에 대한 공동보유계약을 맺고 주식 보유목적을 경영권 참여라고 지난 22일 밝혔다. 이들 여섯 명이 가진 코닉글로리 지분을 합치면 5.04%(255만3411주)로 집계된다.

정 씨는 무역업 등을 하는 '홀스원'이라는 법인의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나머지 정 씨와 뜻을 같이하는 5명의 주소지는 부산(1명)과 창원(4명)이다.

정 씨 측은 "코닉글로리는 경영상황에 대해 주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어떤 노력조차 않았다"라며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와 다양한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정 씨 측이 공격하는 코닉글로리는 유·무선 보안솔루션 업체다. 2007년 2월 코스닥 상장사였던 코닉시스템(현 APS홀딩스)에서 네트워크 사업부를 인적분할해 설립된 기업이다. 

코닉글로리의 최대주주인 조명제 대표 역시 코닉시스템 출신이다. 조 대표는 코닉글로리가 분할된 직후 장내·외에서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코닉글로리 경영권 분할 당시 정기로 APS홀딩스 대표와 협의가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 대표는 코닉글로리의 인적분할 후 보유지분 전량을 블록딜(장외 대량매매)로 처분했기 때문이다.

조 대표의 코닉글로리에 대한 지분율은 10.98%(555만9720주)에 불과하다.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엔 다소 부족하다. 

조 대표의 지분율이 처음부터 현재와 같이 낮진 않았다. 한때 30%에 육박하는 지분율을 보유하기도 했다. 다만 조 대표는 10여년간 수차례 장내·외 매도로 지분을 처분했다. 이와 함께 코닉글로리는 수차례 유상증자를 했고 주주들의 지분율은 희석됐다. 결과적으로 조 대표의 지분율은 10%대로 낮아졌고 코닉글로리의 경영권은 적대적 인수·합병(M&A) 대상이 된 셈이다. 

코닉글로리의 실적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13년 416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9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은 2016년 흑자로 돌렸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적자전환됐다. 지난 3분기까지 실적은 매출액 69억3700만원, 영업이익 2억4500만원, 당기순이익 2억4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코닉글로리의 최근 주가는 심상치 않다. 지난 10월 중순까지 주당 600원(액면가 100원)대를 오가던 주가는 이달 들어 급등하기 시작했다. 지난 25일에는 주당 1785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달만에 3배 가까이 오르는 기이한 행보를 보였다. 

주가급등과 관련해 한국거래소는 코닉글로리에 조회공시를 요구했으나 코닉글로리는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답변했다. 이런 상황에 갑자기 정해종 씨 측에서 '경영권 분쟁' 이슈를 꺼내든 셈이다.

정 씨 측은 "코닉글로리 경영진이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요구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선의의 투자자로 남을지 등 새로운 역할을 찾아볼지 고민해 볼 것"이라며 "언제라도 회사와 긴밀하게 협의할 자세"라고 밝혔다.

정해종 씨 측은 코닉글로리 경영진과 이미 몇차례 접촉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코닉글로리 측은 정 씨 측이 아직 뭔가를 요구하기 위해 접촉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코닉글로리 관계자는 "정 씨 등이 공시 이후 접촉해오진 않았다"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