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美서 희비 엇갈린 '배터리·바이오'
불리한 흐름 '배터리', 체면 만회 '바이오'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최근 SK그룹의 배터리와 바이오사업의 희비가 엇갈렸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경쟁사와의 소송전에서 밀리면서 체면을 구긴 반면, 장기간 공을 들여온 바이오 사업은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SK그룹이 LG화학과 벌이고 있는 소송전이 최근 들어 SK그룹에 불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재판을 맡고 있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소속부서 중 한 곳이 LG화학에 힘을 실어주는 의견을 제기하면서다. LG화학은 지난 4월 전기차 배터리 관련 핵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4일에는 SK이노베이션이 ITC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했다며 ITC에 조기 패소한결 등 강력한 제재를 내려달라는 내용의 요청서를 제출했다.


ITC 소속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은 "LG화학이 제기한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주장은 타당하다"며 "SK이노베이션이 ITC의 포렌식 명령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일부는 고의성이 있어 보인다"며 "LG화학의 조기패소 판결 요청을 수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OUII는 ITC 산하 조직이지만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독립적인 기관으로, 소송 안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곳이다.


ITC 재판이 LG화학의 승리로 돌아가면 SK그룹은 더 이상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힘을 주기 어려워진다. SK이노베이션은 현지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미국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2022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이 공장에만 2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든든한 고객사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과 2022년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ITC 소송에서 패배한다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제품에 대해 미국 내 수입금지 효력이 발생한다. 사실상 미국에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이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는 SK가 신성장동력으로 그룹 차원에서 밀고 있는 핵심 사업"이라며 "ITC 소송이 SK이노베이션에 불리하게 흘러가는 점은 배터리 사업에 수조원을 투입하는 SK그룹 입장에서 뼈 아픈 일"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에서 '쓴 맛'을 봤다면 긴 시간 투자한 바이오에선 '달콤한 맛'을 봤다. 먼저 축포를 쏜 것은 SK바이오팜이다. 최근 SK바이오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뇌전증(간질) 신약 엑스코프리(XCOPRI)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SK케미칼 역시 미국 FDA로부터 패치형 치매치료제 판매 승인을 획득하면서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SID710은 치매 증상이 발현되는 걸 늦추거나 최대한 억제하는 의약품으로, 엑셀론 패치의 복제의약품(제네릭)이다. 


이 중 엑스코프리의 미국 FDA 판매 허가 승인은 한국 제약 업계에 한 획을 긋는 성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제약사가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한 첫 사례라는 이유에서다. 


SK바이오팜은 ㈜SK가 직접 챙겨온 바이오사업이다. 2011년 ㈜SK로부터 물적분할 해 설립된 기업이다. ㈜SK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93년부터다. 고(故) 최종현 SK 회장이 대덕연구원에 바이오사업 팀을 꾸렸으며, 2008년 최태원 SK 회장이 이를 이어 받았다. 최태원 회장은 2030년까지 바이오 제약사업을 SK그룹 차세대 먹거리로 성장시키겠다고 선언하며 2018년까지 총 5000억원을 바이오사업에 투자했다. 27년간 묵묵히 투자한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더불어 이번 FDA 판매 승인으로 SK바이오팜의 기업공개(IPO)에 날개를 달았다. SK바이오팜은 내년 1월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 업계는 투자 수요가 몰려 몸값이 5조원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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