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증권사의 잇딴 자사주 매입, 속내는?
배당 확대냐 vs 오너 지분 확보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2일 17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각사 3분기 분기보고서


[팍스넷뉴스 이승용 기자] 부국증권과 신영증권, 대신증권, 유화증권등이 자사주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부국증권, 신영증권, 유화증권의 자사주 비중 확대는 오너 일가의 배당을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한다. 반면 대신증권은 오너 일가의 경영권 유지를 위한 것이란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부국증권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108억3200만원을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부국증권의 지난해 지배주주순이익이 290억15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배당성향이 37.33%에 이른다. 3월결산 법인인 신영증권은 지난해 회계연도 지배주주순이익이 741억3600만원이었는데 결산배당으로 총 247억2300만원을 지급했다. 배당성향은 33.35%다. 유화증권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당기순이익 60억400만원보다 많은 95억600만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도 158.34%를 기록, 100%를 넘어섰다.


공교롭게도 자사주 비중이 높은 부국증권, 신영증권, 유화증권 모두는 ‘고배당 종목’으로 꼽힌다. 이들 증권사가 배당을 실시하면 각사 주주들은 보유지분율을 훌쩍 넘어서는 배당금을 받게 된다. 높은 자사주 비율 덕분이다. 자사주는 전체 배당에서 제외되기에 자사주 비율이 높을수록 주주들이 받는 실질 배당금은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실제 고배당의 최대 수혜는 이들 증권사의 최대주주인 오너일가들에게 대부분 돌아간다. 올해 9월말 기준으로 부국증권의 최대주주인 김중건 회장은 보유 지분(보통주 12.22%, 우선주 6.63%)을 포함,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과 함께 보통주 24.63%, 우선주 11.33%를 들고 있다.  배당과정은 자사주를 제외하고 이뤄지기 때문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보통주의 경우 지분보다 20%p 이상 높은 43%의 지분에 해당하는 배당을 받게된다. 


신영증권도 원국희 회장(지분율 16.23%) 등 최대주주일가가 38.2%의 배당을 받게 된다. 원 회장외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26.01%인 점을 감안하면 12%p 이상의 추가 배당을 받게 되는 셈이다. 신영증권은 전체 우선주 705만3763주 가운데 자사주가 480만7951주로 68.16%에 이른다. 원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우선주 보유지분율은 10.93%에 불과하지만 우선주 자사주 덕분에 실제 원 회장 및 특수관계인들은 우선주 전체배당의 34.3%를 받게 된다.


유화증권도 윤경립 회장(지분 21.96%)과 특수관계인들이 보통주 지분 49.25%를 들고 있지만 자사주가 18.42%나 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받는 배당금 비율은 60.37%에 이른다.


<대신증권 10년간 주가=네이버증권>


반면 대신증권은 이들 증권사와 다른 행보다. 대신증권 창업주의 손자인 양홍석 사장은 2004년과 2007년 지분을 상속받았다. 당시 전체 지분율 합은 5.5%에 불과했다. 대신증권은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낮은 탓에 2007년 모건스탠리, 2008년 롯데그룹, 2017년 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 등 꾸준히 적대적 인수합병(M&A) 대상에 올랐다는 논란에 휘말려왔다. 


대신증권은 적대적 M&A 논란 해소를 위해 꾸준한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사주는 의결권에서 제외되지만 결과적으로 오너일가의 실질의결권도 꾸준히 확대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양홍석 사장도 대신증권이 사들인 자사주 가운데 일부를 상여금으로 받으며 본인 지분을 늘렸고 지난해부터는 직접 장중매수에 나서며 지분 확대 속도를 빠르게 높였다.


2019년 3분기말 기준 양홍석 사장의 지분율은 7.79%다. 이어룡 회장 지분 (1.95%)과 양 사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대신송촌문화재단 지분(1.31%) 등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을 합치면 아직 12.29%(623만8412주)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동안 늘려온 의결권이 사라지는 자사주(현재 1308만3449주, 발행주식의 25.77%) 덕분에 일단 오너일가의 실질의결권은 16.55%대까지 높아진 상태다. 


2015년 1월 이후 자사주 매입을 중단했던 대신증권은 올들어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행보를 이어갔다. 대신증권은 4월29일부터 6월11일까지 약 한달 반 동안 198억원을 들여 자사주 150만주를 매입한데 이어 하반기 들어 지난 9월10일부터 11월5일까지 보통주 220만주(284억원)와 우선주 등을 포함해 총 316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일각에서는 대신증권이 주가를 부양시켜 담보로 제공된 오너 일가가 지분을 지키기 위한 시선도 있다. 현재 양 사장은 대신증권 보유지분 가운데 3.78%를 한국증권금융에 담보로 잡혀 있다. 어머니인 이어령 회장과 동생 양정연씨 역시 각각 1.82%, 0.43%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주가가 일정비율 이하로 하락하면 채권자인 금융기관은 담보로 잡힌 주식을 팔아 자금을 회수한다. 결국 대신증권 오너일가의 보유주식을 지키기 위해서는 일정수준이상의 주가 수준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대신증권 주가는 올해 3~4월 1만1000~1만2000원대에서 자사주 매입 이후 6월 중순 1만4000원대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하락했고 9월 초에는 1만1000원대까지 내려왔다. 대신증권이 두 번째 자사주 매입에 나선 이후 현재 대신증권 주가는 1만2000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의 안정성을 높였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일각에서는 대신증권의 자사주 매입이 회사자금을 활용한 최대주주의 영향력 강화가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삿돈으로 자사주를 사면 최대주주는 자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자신이 받는 배당금과 의결권을 늘릴 수 있다”며 “자사주는 우호지분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만큼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지않은 대신증권의 경우 활용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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