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늪' 한국GM, 탈출구가 안 보인다
6년연속 적자 가능성↑…내년 1Q 주력 신차 생산차질 우려 상존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5일 08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한국GM이 부진에서 탈피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신차 부재 속 야심차게 출시한 주요 모델들의 선전이 미미한 가운데 판매둔화와 이에 따른 실적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산업은행과 미국 본사의 지원 속에 가까스로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최근 새로운 노조집행부가 출범하면서 주력 모델 생산차질에 대한 우려까지 예상되고 있다. 


지난 8월 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는 한국GM에 경쟁력 제고와 수익성 확보를 촉구했다. 당시 줄리안 블리셋(Julian Blissett)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을 방문해 한국GM 부평·창원공장을 방문해 전반적인 경영현황을 점검하고, 수익성 확보와 올해 사업목표 달성을 위해 분발해 달라고 강조했다. 부임한 지 반년도 안 돼 두 번째 한국GM사업장 방문이었다. 글로벌 전략 신차 양산을 위한 작업 진행과정 점검 차원이었지만 한국GM의 경영현황이 판매부진과 신차부재, 노동조합과의 마찰 등 녹록치 않은 가운데 수익성 확보를 촉구하기 위한 성격이 짙었다. 블리셋 사장은 “GM의 투자에 대한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라며 “모든 임직원이 회사의 경영여건을 인지하고 도전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한 팀으로 일할 때”라고 말했다. 

한국GM은 2014년 1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줄곧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2015년 5900억원, 2016년 5300억원, 2017년 840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61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 규모 역시 3300억원, 9900억원, 6200억원, 1조1600억원, 8600억원에 달했다. 비록 지난해 적자폭이 2000억원 줄었지만 내용이 좋지 못하다.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구조조정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한국GM은 지난해 2월 이사회를 개최하고 낮은 공장가동률과 이로 인한 지속적 손실을 고려해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해 5월 공장 폐쇄를 완료했다. 이와 함께 자발적 퇴사 프로그램을 시행, 연구·개발(R&D)법인 분리 등을 통해 임직원 3000여명을 줄였다. 그 결과 고정비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인건비가 대폭 감소했다. 2017년 2500억원이던 급여는 지난해 1800억원으로 700억원 가량 감소했고, 종업원연금과 복리후생비도 각각 75억원에서 67억원, 200억원에서 161억원으로 줄었다. 이외 소모품비와 교육훈련비, 교제비 등의 비용도 감소했다. 실적 부담으로 작용하던 연결대상 법인들의 청산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GM은 지난해 지분 100%를 쥐고 있던 포르투갈, 스웨덴, 스위스법인의 청산을 완료했다. 해외사업환산이익은 57억원으로 전년(-31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외형도 3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2016년 12조3000억원에서 2017년 10조8000억원으로 줄어든 뒤 지난해에는 9조300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2006년(10조4300억원)부터 줄곧 매출 10조원대를 유지하던 흐름이 13년 만에 깨졌다. 

판매둔화가 심화되면서 발목을 잡고 있지만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GM은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와 한국시장 철수설 속에 신차 출시가 지연되는 등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각종 프로모션을 동원하고 있지만 고객수요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한국GM의 지난해 판매량은 46만대로 전년 대비 12% 가까이 줄었다. 내수시장 판매는 전년 대비 30% 가량 줄면서 10년 만에 내수시장 판매 3위 자리를 쌍용차에 내줬다. 올해 상황도 좋지 못했다. 11월까지 누적판매량(반조립제품(CKD) 제외)은 37만8408대로 전년 동기(42만447대) 대비 10.0% 감소했다. 


지난해 선보인 주요 모델들의 성과도 좋지 못하다. 한국GM은 지난해 경차 '더 뉴 스파크', 중형SUV '이쿼녹스', 중형세단 '더 뉴 말리부', 스포츠카 '더 뉴 카마로SS'를 내놨다. 올해(11월 누적) 판매량은 스파크의 경우 3만1582대로 전년 동기(3만4616대) 대비 8.8% 줄었고, 말리부는 1만974대로 전년 동기(1만5235대) 대비 28.0% 감소했다. 카마로는 178대에서 171대로 3.9% 줄었다.  


올해 야심차게 미국 GM본사로부터 대형SUV '트래버스',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국내로 들여왔지만 이들은 아직까지 기여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나 SUV가 선호되고 있는 현재 추세에서 가격경쟁력에서도 매력적이지 않다. 트래버스의 국내 판매가격은 4500만원부터 시작하는데 동급인 현대차의 '팰리세이드'가 3400만원 후반대(가솔린모델 기준)인 점과 비교할 때 고객수요를 이끌기 쉽지 않다. 한국GM도 이를 의식해 수입차협회에 등록해 트래버스에 수입차 이미지를 씌웠지만 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실제로 트래버스는 국내 출시 이후 지난달부터 고객인도가 시작됐는데 누적 판매대수는 322대에 그쳤다. 팰리세이드의 올해 월평균 판매량은 약 4300대다. 팰리세이드의 미국시장 첫 판매실적은 388대였고, 그 다음달부터는 4000대를 훌쩍 넘었다. 


내년 1분기에 준중형SUV ‘트레일블레이저’가 출시될 예정이지만 강성 노동조합과의 마찰이 우려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이 한국정부, 산업은행과 함께 지난해에 발표한 미래계획의 일환으로 부평공장에서 생산된다. 앞으로 한국GM의 내수와 수출을 책임질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사측과 올해 임금협상을 끝내지 못한 채 새 노조집행부를 구성했다. 새 집행부는 ▲부평2공장·창원공장 발전 방안 마련 ▲임금인상 ▲단체협약 원상회복 ▲정년연장 ▲조합원 처우개선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부평과 창원공장의 생산인원 감축과 임금인상 동결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노사간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새 집행부 역시 기존 집행부처럼 파업(부분, 전면)에 나서며 사측을 압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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