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신탁, 차입형토지신탁 부실 터졌다
274억 손실 처리…미분양 해소 못해 신탁계정대 매년 1000억 늘어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4일 17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상균 기자] 코람코자산신탁(이하 코람코)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0%까지 급감한 것은 차입형토지신탁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을 대거 손실 처리한 영향이 컸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지방에서 미분양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코람코의 실적 악화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코람코의 사업장 중에는 준공 이후에도 미분양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곳이 태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신탁계정대는 줄기는커녕, 매년 1000억원 이상 증가해 현재 5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에 도시형 생활주택 다수 공급


코람코는 최근 수년간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과 함께 차입형토지신탁 시장을 주도한 신탁사다. 주로 지방 중소도시에 도시형 생활주택을 공급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이란 단지형 연립주택, 단지형 다세대주택, 원룸형 등 세 종류가 있다. 소형 평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건축물 용도는 다세대주택에 해당한다.


문제는 이들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차갑게 식으면서 코람코가 공급한 도시형 생활주택에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코람코의 사업장은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경남 사천시, 안산 원시동, 파주 당동리, 전남 강진, 포항 죽도동, 안동 용상동 등 40곳이 넘는다. 


대부분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방 중소도시다. 일부 수도권 도시가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경기 포천, 인천 송림5구역, 이천 고백리 등 서울과 거리가 멀어 사업성이 높다고 볼 수 없는 곳들이다.


신탁업계에서는 코람코가 다소 무리하게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지방 중소도시 중에서도 오랫동안 신규 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않은 곳은 분양에 성공하는 사례도 많다”면서도 “하지만 코람코를 포함한 몇몇 신탁사들은 이 같은 면밀한 분석 없이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람코의 몇몇 사업장은 지방 중소도시 내에서도 매우 외진 곳에 위치하거나 택지의 모양과 형태가 엉망인 곳도 있다”며 “여기에 도시형 생활주택은 최근 트랜드에 그다지 부합하지 않는 주거 형태”라고 말했다.


◆신탁계정대 미수이자만 317억


코람코의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이 순탄치 못하다는 방증은 재무상태표에 그대로 드러난다. 2016년 1735억원이던 신탁계정대는 매년 1000억원씩 늘어나 올해 3분기 5278억원이 됐다. 1년 전(3482억원)과 비교하면 18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분양대금이 적게 들어올 경우 모자란 공사비를 신탁계정대를 통해 메우는 구조다. 준공 뒤에 신탁계정대를 담보대출로 전환한다. 즉 리파이낸싱을 한다는 얘기다. 




코람코의 사례처럼 분양대금이 적게 들어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신탁계정대 중 일부만 리파이낸싱이 이뤄지게 된다. 신탁계정대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이처럼 준공 이후에도 미분양을 해결하지 못한 사업장이 다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신탁계정대가 계속 증가하다는 것은 미분양 사업장에서 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고,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장에서는 대출이 계속 나가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는 신탁사의 사업 리스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신탁계정대가 5000억원을 넘어가면서 코람코는 회수불능 추산액을 의미하는 대손충당금을 776억원이나 쌓았다. 여기에 대손충담금 내에서 회수 가능성이 희박한 274억원을 영업비용의 대출채권 관련 손실(대손상각비)로 처리했다. 코람코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0% 이상 감소한 주요인이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코람코의 대손충당금은 현재 금액(776억원)에 대손상각비(274억원)를 더한 1050억원으로 봐야 한다”며 “보통 대손충당금에서 신탁계정대를 나눈 비율을 경험적 손실률이라고 하며 과거 차입형토지신탁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근거로 책정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계산법으로 책정한 코람코의 경험적 손실률은 19.8%다. 이 관계자는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을 추진하는 대부분 신탁사의 손실률은 아무리 높아도 10%를 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미수금도 수백억원 규모다. 올해 3분기 기준 미수금은 178억원으로 이중 신탁보수 미수금만 118억원에 달한다. 신탁계정대를 통해 대출을 해줬는데 받지 못한 미수이자도 317억원이나 된다. 미수이자 중 57억원은 회수가 쉽지 않다고 보고 대손충당금으로 쌓아놓았다. 반면 신탁계정대 이자로 벌이들인 금액은 241억원으로 미수이자(317억원)보다 70억원 이상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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