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드파트너스, 내부통제 체계에도 '물음표'
징역형 선고받은 임원 KDB생명 최대주주로 선임하기도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6일 09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일운 기자] 와이어드파트너스가 소속 임원의 범죄 사실을 은폐한 상태에서 펀드 결성을 추진한 것을 놓고 사모투자 업계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금융회사가 반드시 갖춰야 할 내부통제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회사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다.


와이어드파트너스의 주주이자 등기 임원인 조 모씨가 성범죄 혐의로 형사 입건된 시점은 2017년 9월이다. 조 씨는 같은해 12월 불구속 기소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심 재판을 받기 시작했다. 조 씨에 대한 1심 선고는 이듬해 6월 내려졌다. 조 씨는 1심 판결에불복, 곧장 항소에 나섰다. 7월부터 시작된 항소심은 1년 3개월여만에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조 씨는 경찰과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물론 기소돼 재판을 받는 동안에도 정상적으로 투자 심사와 사후 관리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차원의 묵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게 사모투자 업계 종사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와이어드파트너스는 지난해 3월 1심에서 징역형(집행은 유예)을 선고 받은 뒤 항소를 진행하고 있던 조 씨를 등기 임원으로 선임하기까지 했다. 와이어드파트너스는 조 씨가 범죄 혐의로 경찰과 검찰 수사를 받았고, 형사 재판까지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핵심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 참여 권한을 부여했다.


와이어드파트너스는 1심 유죄 판결을 받은 조 씨를 등기임원으로 재직시킨 상태에서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한국성장금융)과 교직원공제회 출자사업에 참여했다. 한국성장금융은 이런 와이어드파트너스를 은행권일자리펀드 운용사로 내정한 상황이다. 대다수 공공 출자기관은 운용사의 최대주주와 대표이사, 펀드의 핵심운용인력으로 명시된 인력에 대해서만 비위 또는 범죄 사실을 신고토록 한다. 제도적으로 맹점이 있는 셈이다.


이같은 사실에 대해 와이어드파트너스는 "1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한 까닭에 (조 씨에 대한) 인간적 연민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또 출자사업 신청과 관련해서는 조 씨를 핵심 운용인력 명단에 등재하지 않는 방법으로 해결책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그 덕분에 와이어드파트너스는 성장금융은 물론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의 출자를 확약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끈끈한 와이어드파트너스와 조 씨의 인연은 형사 피소와 유죄 판결과 무관하게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의 사후 관리를 맡긴 데서도 나타난다. 조 씨는 와이어드파트너스가 전신인 칸서스파트너스시절 과학기술인공제회와 군인공제회, 한국성장금융 자금으로 조성한 '칸서스네오(약정액 1020억원)' 펀드가 투자한 기업 일부의 사후 관리를 맡고 있다. 칸서스네오펀드는 금호고속, JS코퍼레이션, 동부팜청과(현 동화청과), 메디파마플랜, 현대무벡스 등에 투자했다.


조 씨는 대주주 적격 심사 대상인 보험사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기까지 했다. 조씨는 2010년 8월 KDB생명의 지분 65.8%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 KDB칸서스밸류 유한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대표이사 직위는 피의자와 피고인일 당시는 물론 1심과 2심 판결이 내려진 이후에도 유지됐다. KDB칸서스밸류 유한회사는 KDB칸서스밸류PEF가 전량 지분을 소유한 SPC(시각물 참조)다. KDB칸서스밸류PEF는 와이어드파트너스의 모태인 칸서스자산운용이 무한책임사원(GP)인 펀드다.


출처 : KDB생명 분기보고서


조 씨-KDB칸서스밸류-KDB생명이라는 일련의 연결고리는 와이어드파트너스에게 적잖은 수혜를 가져다줬다. 조 씨가 KDB칸서스밸류의 대표로 재직하던 2015년 칸서스네오펀드에 100억원을 출자키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조 씨와 와이어드파트너스, KDB칸서스밸류, KDB생명이 사실상 경제적 공동체에 해당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핵심 임원의 범죄 사실을 묵인한 상태에서 투자와 LP 모집에 나선 와이어드파트너스에 대해 사모투자 업계 전반의 시선은 우호적이지 않다. 내부통제 체계를 엄격히 적용하기는 커녕 '내식구 감싸기'식으로 운영했다는 점에서다.


한 민간 출자기관 관계자는 "회사 내부 또는 임직원들이 어떤 사건사고를 저질렀는지를 작정하고 숨기면 출자를 심의하는 입장에서는 알아낼 길이 없다"면서 "출자를 하기로 어느 정도 의사결정이 내려진 뒤에는 관성 때문에라도 접기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고객의 자금을 안전하게 운용하는 것이 최우선 덕목인 금융회사는 소속 직원이 형사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경우 수사나 재판 단계부터 업무에서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접근이라고 여겨진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