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지배구조 감독 3라운드

[팍스넷뉴스 김현동 기자] 금융당국이 또다시 금융지주회사 사외이사를 만났다. 지배구조 감독 차원이다. 면담 대상은 공교롭게도 첫 번째 면담회사였던 신한지주 이사회다.


금융당국과 이사회의 만남은 진웅섭 원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KB 사태’로 이사회의 기능이 마비되고 당국과의 만남도 무산되자, 감독기관과 이사회 간 면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제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사회의 책임이 강화되면서 이사회 감독의 필요성은 공감대를 얻었다.


이를 계기로 2015년 5월 금융감독원과 신한지주 이사회의 면담이 이뤄졌다. 이후 다른 금융지주회사와 은행 이사회도 감독기관과 면담을 가졌다. 지배구조 감독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시점이다.


지배구조 감독은 2018년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과 맞닥뜨렸다. 금감원은 ‘셀프연임’ 문제를 제기했다. 당국은 하나금융지주 회추위의 일정 연기를 요구하고, 채용비리 감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되레 최흥식 전 원장이 채용청탁 의혹으로 물러났다. 감독이 이뤄지기도 전에 끝난 경우다.


1년 뒤인 2019년 반전이 일어났다. 최흥식·김기식 원장에 이어 취임한 윤석헌 원장은 2019년 2월 하나금융 이사회와 면담을 갖고, 함영주 전 하나은행장의 연임에 대해 법률 리스크를 전달했다. 당시 함 전 행장은 채용비리로 1심 재판을 받고 있었다. 금감원은 "하나은행 경영진의 법률 리스크가 은행의 경영안정성 및 신인도를 훼손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은행의 주인인 주주와 고객을 대신해 금융회사의 경영을 견제하는 사외이사로서의 책임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했다. 금감원의 우려 표명 이후 함 전 행장은 3연임을 포기했다.


금감원은 2019년 12월4일 신한지주 사외이사와 면담을 가졌다. 신한지주 회추위가 비공개로 서둘러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하자 감독에 나선 것이다. 하나금융과 유사하게, 채용비리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조용병 회장의 법률 리스크를 지적했다.


조 회장에 대한 채용비리 1심 선고는 다음달 중으로 예정돼 있다. 현 시점에서 자격요건 위반 여부를 말하기는 이르다. 1심 재판부가 유죄 취지의 판결을 내린다고 해도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인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확정판결 전까지는 법률 위반을 말하기 어렵다.


채용비리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채용비리 혐의의 주된 증거는 금감원의 검사보고서에 의존하고 있다. 금감원은 건전성 검사를 명분삼아 신한은행 서버를 뒤져 인사기록을 복구했고, 채용과정에서의 인사청탁 사실을 확인했다.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가 입증된다면 인사청탁 대상자에 포함되어 있는 금융당국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조 회장은 작년 말 신한은행장 교체와 올해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 승인 과정에서 당국의 검증을 통과했다. 또한 2010년 '신한사태' 이후 조직의 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달성해 지배구조 안정 측면에서도 적임자로 평가된다. 감독 측면에서 보자면 이사회 면담은 더 이상 관치(官治)가 아니라 상시감시의 일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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