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제주도청과 '제주용암수' 협의 재개
제주도청 "사업계획 없인 국내 판매 불가"…업계, 중국 수출 시판물량 정도 확보할 듯


[팍스넷뉴스 전세진 기자] 국내 생수 시장 진출을진입을 노렸던 오리온 제주용암수의 목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오리온과 제주도청이 다시 협상테이블에 앉긴 했지만 큰 틀에서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불가 원칙을 유지하겠단 입장을 고수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길이 열리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오리온과 제주도청의 갈등은 지난달 26일 오리온이 제주용암수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판매계획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당시 오리온은 12월 한달 간 온라인 채널을 통한 가정용 배달을 실시한 후 내년 초부터 대형마트 및 나머지 유통채널로 판매를 확대해 국내에서 '빅3' 생수사업자로 성장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제주도청은  '용암 해수단지 개발사업'을 제안했을 당시 해외 판매만 인정했고 국내는 협의된 바 없다는 입장을 피력, 오리온이 정식계약이나 구체적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염지하수 공급을 중단하겠단 방침을 전했다.


대립각을 세우던 양측은 지난주 말 들어 협상을 재개하며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제주용암수 준공식 때만 해도 국내 판매를 강행하겠다고 제주도청에 불만을 표했던 오리온이 협치점을 찾겠다고 방향을 선회했기 때문이다. 현재 오리온은 제주도청에 새로운 사업계획서 제출을 고려 중이며, 이와 관련해 다양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제주도청에서 몇 가지 좋은 안을 제안해 내부적으로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조율 중"이라며 "협의를 시작한 단계라 구체적인 안에 대해선 얘기할 수 없지만 양측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오리온이 국내 판매를 강행한다 해도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 제주용암수의 수원지인 제주 용암 해수단지가 '제주특별법'에 의거 생수의 제조 및 판매가 허용된 예외지역이기 때문이다. 앞서 제주도는 2008년 관련법을 개정, 제주도지사가 지정‧고시하는 지역에 한해 예외적으로 생수의 제조 및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법적 문제가 없음에도 오리온이 이처럼 한발 물러선 이유는 뭘까. 제주도가 용수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단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리온은 2017년부터 허인철 부회장의 주도로 3년간 1200억원의 자금을 제주용암수 개발에 투입했다. 즉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생수 사업이 시작도 전에 좌초될 수 있단 우려가 확대되자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오리온은 제주도청과 제주용암수 판매에 대한 정식 공급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다. 현재 생산되는 제주용암수는 오리온이 제주도청에 요청서를 보내면 필요한 양만큼 허가해줘 취수하는 임시 물량이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용수공급 요청서를 수용하는 전제조건도 빠른 시일 내 공급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계속 이렇게 정식 계약 없이 임시 형태로 용수가 공급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주도의 현재 입장은 일관되게 밝혀왔듯 국내판매 불가고 오리온이 국내 판매 의지를 밝혔다면 애초에 허가가 안 났을 것"이라며 “다만 제주 용암해수 단지는 기업이 입주해 영업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 목표로, 오리온 측이 국내 판매가 필요하다면 계획을 밝혀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제주도청이 국내 판매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만큼 오리온 역시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 내부에선 '삼다수'로 대표되는 생수가 도내 유일한 자원으로 평가받는 만큼 삼다수의 입지를 위협할만한 목표를 내세웠다 협의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허인철 부회장이 "국내에서 팔지 않는 물을 어떻게 중국에 수출하느냐"고 수차례 입장을 밝혀온 만큼 오리온의 향후 국내 판매는 중국 수출을 위한 '시판 실적' 정도로 설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오리온에 배정되는 취수량 또한 이번 협의에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제주도는 염지하수 일취수량을 기존 3000톤에서 2만1000톤으로 증량시킨 바 있다. 제주도청에 따르면 단지 내 맥주 제조사업, 스파사업 등 부지 2곳이 비어있는 상태로 2만1000톤은 오롯이 오리온을 고려한 것이 아닌, 향후 모든 기업들이 모두 입주한 상태를 전제로 한 예상 물량이다. 오리온이 추후 제출하는 국내외 수요에 따라 취수량도 제한을 받을 여지가 큰 셈이다.


한편 오리온은 이달 1일 제주용암수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국내판매에 나섰다. 신덕균 오리온 음료마케팅 부장은 제주용암수 출시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빅4 브랜드(삼다수, 백산수, 아이시스, 강원평창수)가 국내 물 시장 점유율의 60%를 차지하는 구도내에서 '빅3'에 진입하는 것이 제주용암수의 첫 목표"라며 "국내 시장을 토대로 중국, 베트남 시장 등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