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동 기자] 농협은행 사모 회사채펀드의 공모 회피 이슈와 OEM펀드 문제는 우리·하나은행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도 연결되어 있다. 농협은행 회사채펀드는 투자자 손실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우리·하나은행 DLF는 투자자 손실도 발생해 가중처벌 가능성까지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발표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에서 우리·하나은행이 판매한 DLF를 OEM펀드로 규정했다. 

당국은 개선방안 발표자료에서 "원칙적으로는 자산운용사가 중심이 되어 펀드 설정 협의가 이루어져야 하나,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DLF의 경우 은행 및 증권사 중심으로 펀드상품이 개발됐다"면서 "발행-운용-판매회사 모두 상품개발 과정부터 긴밀히 상호협력했다"고 밝혔다.

펀드상품의 설정은 자산운용사의 고유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상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은행과 증권사가 참여했다는 뜻이다.

당국은 같은 발표자료에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DLF의 경우 유사한 구조를 가진 해외금리 연계 DLS를 사모로 쪼개어 발행하고, 이를 각각의 사모펀드에 편입해 판매했다"면서 "기초자산과 손익결정 구조 등 실질이 유사한 상품이 다수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되었으나 사모펀드 형식을 취함으로써 공모규제를 회피했다"고 밝혔다.

공모펀드에 적용되는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동일한 증권'인 펀드증권을 1호, 2호, 3호 등으로 나눠 49인 이하에게 모집권유했다는 말이다. 

만약 DLS를 시리즈로 분할해서 발행하고 펀드에 편입하지 않았다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는 물론이고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등의 까다로운 판매 규제가 적용됐을 것이다. 당국도 이런 점을 인정해 "우리·하나은행 DLF는 발행 운용 판매사간 상호협의를 통해 사모펀드로 설정되어, 공모펀드에 적용되는 각종 투자자 보호장치 미적용됐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당국은 우리·하나은행 DLF 제재와 관련해서 "철저히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엄정하게 진행해 향후 불완전판매 사례 처리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도 했다. 공모규제 회피, OEM펀드를 통한 불건전영업행위, 불완전판매 등 투자자보호와 자본시장 질서를 훼손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하나은행 DLF에 대한 완전한 제재를 위해서는 농협은행 제재가 선행돼야 한다. 공모규제 회피에 대한 책임이나 OEM펀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펀드 판매사에 대한 제재 근거가 있어야 한다. 당국은 향후 OEM펀드 판매사에 대한 제재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농협은행이나 우리·하나은행에 이를 소급적용하기는 어렵다. 다만 농협은행 제재 사례에서 적용된 펀드증권의 주선인 지위가 인정된다면 우리·하나은행도 유사한 제재가 가능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하나은행 DLF는 공모회피를 위한 시리즈펀드이고 OEM펀드라는 부분은 어느 정도 확인이 됐다"면서 "농협은행 사모 회사채펀드의 징계가 결정되면 우리·하나은행 DLF가 곧바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