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화이트코리아산업은 성남 고등자이 아파트를 분양하기 위해 관할시청인 성남시에 분양가 심사를 신청했다. 성남 고등동은 고분양가 관리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아닌 해당 지자체(성남시)의 분양가 심사를 받는다. 심사가 끝난 후 HUG의 분양 보증을 거쳐 분양 일정에 돌입하게 된다.  

성남 고등자이 아파트는 화이트코리아산업이 경기 성남 고등지구 고등동 C1, C2, C3 블록에 공급하는 마지막 민간 분양 아파트다. 지하 3층~지상 14층, 11개동, 전용 84㎡ 아파트 364가구와 전용 22~52㎡ 오피스텔 363실 및 상업시설로 이뤄졌다. 시공은 GS건설이 맡았다.

업계에서는 화이트코리아산업이 성남 고등자이 아파트 분양가를 3.3㎡당 2200만~2300만원으로 책정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당초 화이트코리아산업이 고려했던 가격(3.3㎡당 2600만~2700만원)보다 400~500만원 낮은 것이다. 총 금액으로도 278억~464억원 감소했다. 

화이트코리아산업이 분양가를 이처럼 하향조정한 것은 성남시가 3.3㎡당 2200만~2300만원이 적정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양측의 줄다리기는 이번에 화이트코리아산업이 분양 심사 신청서류를 제출하기까지 6개월간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화이트코리아산업은 지난 5월부터 성남시에 성남 고등자이 아파트 분양가에 대해 문의했다”며 “지난 8~9월에는 HUG와도 분양가 관련 상담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남 고등자이 아파트 분양 일정이 7개월 이상 미뤄지면서 화이트코리아산업이 더 이상 분양일정을 지연시킬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성남시 눈높이에 맞춰3.3㎡당 분양가를 2200만~2300만원 수준으로 낮췄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화이트코리아산업과 성남시가 분양가를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면서 당초 올해 5월 예정했던 성남 고등자이 분양 일정은 내년 상반기로 연기됐다. 성남시는 분양가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성남 고등자이 분양가를 심사한 뒤 내년 1월 초~중순에 승인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분양가심사위원회에서 성남 고등자이의 분양가를 심사할 예정”이라며 “규정상 화이트코리아산업이 신청한 분양가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화이트코리아 관계자는 “화이트코리아산업이 성남시청에 신청한 성남 고등자이 아파트 분양가격은 우리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성남시는 지난 2017년 8월 호반건설이 성남 고등지구 S2 블록에 공급한 ‘성남 고등 호반베르디움’에도 분양가 삭감 조치를 내렸다. 호반건설은 768가구 규모의 성남 고등 호반베르디움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로 1903만원을 책정해 성남시에 분양가 심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성남시는 성남 고등 호반베르디움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를 1799만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호반건설의 희망 분양가 대비 3.3㎡당 104만원, 총 금액으로는 267억원을 삭감한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