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이익 우선 원칙' 조원태, 호텔사업정비 불가피
칼호텔네트워크 손실 지속…내년 1Q 전후 투자유치·조현아 복귀 예상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8일 16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본격적인 사업담금질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호텔사업부문의 정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항공운송사업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이지만 영업적자가 거듭되면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크게 ▲항공(대한항공·진에어) ▲물류(㈜한진) ▲호텔(칼호텔)의 3개 사업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조 회장이 항공운송업과 관련이 없는 사업은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적자사업에 대한 과감한 손질로 해석이 가능하다. 단연 가장 큰 고민거리는 호텔사업이다. 당장 중장기계획(2023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력인 항공운송업 외에도 운용효율화 등을 통해 호텔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지만, 수년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진그룹은 올해(3분기 누적 기준)도 호텔사업부문에서 4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한진칼, 대한항공, KAL호텔네트워크를 통해 호텔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한진칼은 미국 하와이에 위치한 ‘와이키키 리조트 호텔’(지분 100%), 대한항공은 미국법인 한진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HIC·지분 100%)를 통해 LA에 위치한 ‘윌셔그랜드센터호텔’을 소유하고 있다. KAL호텔네트워크는 국내에 ‘제주KAL호텔’, ‘서귀포KAL호텔’, ‘파라다이스호텔제주’, ‘그랜드하얏트인천’ 등 4개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규모만큼 실속은 별로 없는 현실이다. 그룹의 호텔사업을 대표하는 KAL호텔네트워크의 경우 최근 5년(2014~2018년)간 매출은 996억원에서 1071억원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억원에서 영업손실 80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8억원에서 159억원으로 확대됐다. 부채는 2447억원에서 2663억원으로 210억원 넘게 늘었다. 


보유 중인 4개 호텔 가운데 ‘서귀포 제주파라다이스호텔’은 10년째 방치 상태다. 2014년 확장한 ‘인천 그랜드하야트호텔’은 낮은 객실이용률로 적자가 지속 중이다. ‘제주KAL호텔’과 ‘서귀포KAL호텔’도 2017년부터 개보수 작업에 들어가면서 객실이용률 하락으로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한진그룹은 연초 제주도 파라다이스 호텔 관련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서귀포칼호텔과 연계한 고급 휴양 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연내 사업성을 검토해 개발가치가 매각가치보다 낮을 경우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윌셔그랜드센터호텔’의 경우 대한항공이 HIC를 통해 8년간 10억달러(한화 1조5300억원)를 투자했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HIC는 2013~2015년 3년 연속 적자를 연이어 기록한 뒤 2016년 흑자로 전환했지만 2017년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 규모가 770억원에 달했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일부 사업장에 대한 매각 또는 합병이다. 앞서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생전 발표한 그룹 중장기계획에서 호텔사업의 수익개선을 공표, 유사한 사업내용을 갖고 있는 그룹 계열사간 합병을 검토·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던 점은 이러한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비록 당시 상황이 행동주의사모펀드 KCGI와 경영권 분쟁이 심화됐던 상황이라는 점에서 외부환기 목적이란 부정적 시선도 있었지만 한진그룹은 아직 이 계획에 대한 수정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익개선을 강조하고 있어 적자가 심각한 호텔사업의 정상화작업에 돌입할 수 있다. 


앞서 국내 일부 경제연구소에서는 한진그룹의 호텔사업 구조조정 시나리오에 대한 연구작업도 실시했었다. 실적과 운영 측면을 모두 고려해 일정수준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었다. 다만 그룹과의 관계 등의 문제로 외부로 구체적인 결과를 밝히지는 않았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도 송현동 부지매각 추진, 파라다이스호텔 투자 유치를 통한 개발 혹은 매각 등에 주목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이 겹치는 계열사는 조정불가한 항공운송업을 제외하고 대한항공의 자회사 HIC와 한진칼의 자회사 KAL호텔네트워크 등 호텔부문”이라며 “호텔은 과점이나 담합이슈가 발생하는 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계열사 통합이 가능하며, KAL호텔네트워크로 단일화하거나 호텔 합병법인을 설립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호텔 합병법인을 만드는 데에는 제도적 제약이 따른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외 세무와 임금체계가 달라 국내와 해외계열사를 통합하기보다 별도법인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내다봤다.


조원태 회장이 사업구조조정의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이익이 나지 않으면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표명한 만큼 내년 1분기를 전후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의 이사 연임안(임기만료일 2020년 3월23일)이 포함된 만큼 그 전에 무리한 사업구조조정 가능성은 낮을 전망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도 이 무렵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조원태 회장은 "(3남매간) 맡은 분야에 충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혀 조현아 전 부사장이 호텔사업부문을 맡는 방향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할 여지를 남겼다. 현재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율은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 28.94%, KCGI 15.98%, 델타항공 10%, 대호개발(특별관계자 한영개발 2.85% 반도개발 0.85% 포함) 6.28%순이다.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조원태 6.46%, 조현아 6.43%, 조현민 6.42%, 이명희 5.2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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