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가상현실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가동
디자인 유연성·완성도 향상…신차개발기간 20%·개발비용 15% 절약 효과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8일 10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자이너들이 VR을 활용해 자동차의 헤드램프를 디자인하고 있는 모습.(사진=현대차그룹)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자동차 개발 과정을 혁신할 수 있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한다. 버추얼 개발이란 다양한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의 자동차 모델 혹은 주행 환경 등을 구축해 실제 부품을 시험 조립해가며 자동차를 개발하는 과정을 상당 부분 대체하는 것이다. 자동차 디자이너가 원하는 대로 빠르게 디자인을 바꿔 품평까지 진행할 수 있고, 실물 시제작 자동차에서 검증하기 힘든 오류 등을 빠르게 확인·개선해 자동차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신차개발기간과 개발비용의 절약도 도모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가동을 위해 조직개편과 투자를 진행해왔다. 실제로 지난 7월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본부 조직체계를 ‘아키텍처 기반 시스템 조직’으로 개편했다. 이 조직은 품질이 높은 자동차를 빠르고 낮은 비용으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현대차그룹은 그 일환으로 ‘버추얼차량개발실’을 신설하며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준비해왔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15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가상현실(VR) 디자인 품평장도 완공하면서, 가상의 공간에서 디자인 품질과 감성을 평가할 수 있는 환경을 완벽하게 구축했다. VR 디자인 품평장은 20명이 동시에 VR을 활용해 디자인을 평가하는 것이 가능한 최첨단 시설이다. 실물 자동차를 보는 것과 똑같이 각도나 조명에 따라 생동감 있게 외부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다. 자동차 안에 들어가 실제 자동차에 타고 있는 것처럼 실내를 살펴보고 일부 기능을 작동할 수도 있다.


VR 디자인 품평장 내에는 36개의 모션캡쳐 센서가 설치돼 있으며 이 센서는 VR 장비를 착용한 평가자의 위치와 움직임을 1mm 단위로 정밀하게 감지해 평가자가 가상의 환경 속에서 정확하게 디자인을 평가할 수 있게 한다. 디자인 평가자들은 가상의 공간에서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차량의 부품, 재질, 컬러 등을 마음대로 바꿔보며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다. 이밖에도 사용성(UX)이나 시공간별 디자인 적합성을 평가해 최적의 모델을 도출하게 된다. 


이번 최첨단 VR 시설 도입으로 현대·기아차는 선행 디자인 모델을 일일이 실물로 제작하는 자원 소모를 줄이고, 창의력이 발휘된 다양한 VR 디자인을 풍부하게 만든 뒤 최적화 과정을 거쳐 고객들에게 가장 가치가 높은 디자인의 차량을 제공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양산차 디자인을 선정하기 위해 재질, 색상 등을 실제로 구현한 모델을 일일이 제작해야 했던 과정도 대부분 생략하게 됨으로써 차량 제작의 비용과 시간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가 연구개발 전 과정에 완전 도입될 경우 신차개발 기간은 약 20%, 개발 비용은 연간 15% 정도 줄어들 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0월 공개한 수소 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넵튠’의 최종 디자인 평가부터 해당 VR 디자인 품평장을 시범 운용했으며, 앞으로 개발하는 모든 신차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디자인 부문은 조만간 ▲유럽디자인센터 ▲미국디자인센터 ▲중국디자인센터 ▲인도디자인센터 등과 협업해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하나의 가상 공간에서 차량을 디자인하고, 디자인 평가에 참여하는 원격 VR 디자인 평가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디자인 품평 외에 아이디어 스케치 등 초기 디자인 단계로까지 VR 기술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추후 생산·조립 라인 설계에도 VR을 도입해 조립성을 검증함으로써 보다 인체공학적이고 효율적인 조립 라인·작업 환경도 설계할 계획이다. 나아가 실제 모델에 가상의 모델을 투영시켜 평가하는 증강현실(AR) 기술도 도입해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강화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고객의 요구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주요 전략 중 하나”라며 “이를 통해 품질과 수익성을 높여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하고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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