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분산원장기술 생태계와 전자금융의 미래’라는 주제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9년도 한국은행 전자금융세미나에서 하윤정 세계은행(World Bank) 팀장은 이같이 설명했다. 하 팀장은 이날 ‘분산원장기술 생태계 발전 가능성’ 발제 강연에서 세계은행이 도입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소개했다. 

세계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2017년 호주 커먼웰스은행(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 이하 CBA)과 약 1억1000만호주달러 규모의 블록체인 기반 채권인 본드아이(BOND-I)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본드아이는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채권으로 지난 2018년 8월 2년물로 발행됐다. 수익률은 2.251%, 이자 지급 시기는 6개월이다. 채권 이자는 올해 2월과 8월 지급됐다. 이와 함께 본다이 채권 5000만 달러를 추가 발행했다. 채권 만기일은 오는 2020년 8월이다. 허 팀장은 “새로운 플랫폼 상에서 채권 사이클이 완성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다이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했다. CBA가 독자 개발한 프라이빗 버전 이더리움 프로토콜이다. 이자 지급은 오프체인으로 이뤄지고 있다. 허 팀장은 블록체인 기반의 채권은 ▲정보 비대칭 해결로 투명성 확보 ▲발행 절차 간소화로 효율성 증대 ▲발행 자동화로 비용 절감 등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허 팀장은 “모든 참여자들이 동시에 업데이트된 정보에 동시에 접근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확보한 투자 자료가 맞는지 비교·검증하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어 효율성이 증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채권 등록이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의 알고리즘의 통해 자동화됐기 때문에 규제 당국도 효율적으로 감사나 규제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 팀장은 이와 비슷한 사례로 케냐의 ‘마이크로 연금’을 소개했다. 이전에 소시민이 연금을 받으려면 대리인을 통해야 했다. 사기가 빈번할 뿐만 아니라 등록절차가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었다. 이는 소시민의 연금 가입 문턱을 높였다.  

세계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연금가입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신분을 확인하고 모바일 기술을 이용해 편의성과 투명성, 효율성을 확보했다.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연금 신청 대리 사기도 대폭 방지했다. 어플을 통해 연금 수혜자를 지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금 가입자가 사망할 경우 스마트 컨트렉트를 통해 자동으로 수혜자에게 연금이 지급되도록 했다. 허 팀장은 “현재 케냐와 시도하고 있는 케이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