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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1단지, '불꽃 경쟁'의 서막
이상균 기자
2020.01.02 08:44:36
①현대건설 ‘무상’이주비 공세, GS건설에 대역전극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3일 15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래미안을 앞세워 전국의 정비시장을 휩쓸었던 삼성물산이 자취를 감춘 뒤, 그 빈자리를 놓고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곳은 GS건설과 현대건설이다. GS건설은 래미안에 버금가는 브랜드 ‘자이’를 앞세워 설계 부문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반면 후발주자인 현대건설은 건설업계 최고 신용등급을 앞세워 자금조달 측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양측의 경쟁이 촉발된 시점은 반포 주공 1단지(1, 2, 4주구)다. 이후 2년이 지난 현재, 한남 3구역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건설경기가 하향세를 타고 일감도 점차 줄어들면서 이들의 물고 물리는 경쟁은 단순한 사업 수주를 넘어 이제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이들의 경쟁 스토리를 담아봤다.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2017년 9월 27일 오후 4시 40분을 넘어선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반포주공 1단지(1‧2‧4 주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이날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7년 임시 총회'를 개최하고 조합원 투표를 실시했다. 


한창 개표를 진행하던 와중에, “현대건설이 큰 표차이로 승리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장내는 한차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내 소문이 겉잡을 수 없이 퍼지면서 GS건설에 투표한 조합원들의 탄식이 흘러나왔고 이들은 하나 둘 자리를 떴다.


이어 사회자가 나와 개표 결과를 발표했다. “현대건설 1295표, GS건설 886표.” 현대건설을 찍은 조합원과 아웃소싱(OS) 요원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현대건설 임원들은 단상에 올라 조합원들에게 큰 절을 올렸다.


총회가 끝난 뒤 잠실실내체육관 바깥은 함성의 도가니였다. OS 요원이 “현대건설”을 외치자 “디에이치(THE H)”라는 구호가 잇달아 나왔다. 조합의 주요 관계자와 현대건설 임원들이 차례로 나온 뒤, 조합장이 나타나자 현대건설 임직원들이 90도로 인사를 하고 세단의 문을 열어줬다. 조합장을 모신 자동차가 사라지면서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시공사 경쟁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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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뒤 GS건설 관계자는 이런 말을 했다. “재건축, 재개발 수주전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늘상 있는 일이다. 반포에서 졌다고 해서 우리가 위축될 일은 없다. 다만 예상보다 표 차이가 많이 나서 내부에서 충격을 받긴 했다.”


반포주공 1단지(1‧2‧4 주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2017년 9월 2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7년 임시 총회'를 개최하고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조합원 투표를 실시했다.

◆현대건설 공세에 GS건설 3일간 홍보 중단


반포재건축 수주전에서 패배한 GS건설의 충격은 그 이상이었다. 그동안 삼성물산의 래미안과 함께 정비시장을 양분했다고 느낄 정도로 자부심이 강한 곳이 GS건설이었다. 삼성물산마저 빠진 상황에서 반포재건축 수주는 기정사실이나 다름없다고 여기기도 했다. 


이곳에 공을 들인 기간만 3년이나 됐다. 사실 설계측면에서는 GS건설이 현대건설보다 한 수 위라는 평이 지배적이기도 했다. 그런데 투표를 3개월 앞두고 갑작스럽게 현대건설이 참전을 결정하면서 양상이 180도 바뀌었다.


수주전 초기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건설이 뒤집기를 성공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다수였다. 서울 강남 정비시장에서 현대건설의 브랜드 ‘힐스테이트’는 존재감이 미미했다. 힐스테이트의 한계를 인식한 현대건설이 '디에이치'라는 브랜드를 내세웠지만 '자이'에 비하면 인지도가 크게 떨어졌다.


현대건설은 필사즉생의 각오로 달려들었다. 직원 3명이 짝을 이뤄, 조합원들을 공략했고 집요하게 GS건설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현대건설에 비해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GS건설의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것은 물론, 금융비용도 더 높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2017년 임시 총회'가 끝난 뒤 현대건설 관계자와 조합원 임원들이 장내를 빠져나오고 있다.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정주영 선대 회장의 영상을 보여줘 평균연령 73세 조합원의 심금을 자극하는 마케팅도 효과를 봤다. 장외 선전전에서도 GS건설에 비해 현대건설의 목소리가 월등히 컸다. 조합 임원들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중 백미는 7000만원의 무상 이사비 제공이었다. 판세가 요동쳤다. 당시 GS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파격적인 자금지원 조건 소식을 전해 듣고 3일간 홍보활동을 중단할 정도로 파장이 컸다”고 토로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무상 이사비 7000만원이라는 당근 앞에 조합원들의 이성이 사실상 마비되다시피 했다”며 “당시 단지 주변 커피숍에는 ‘무상 이사비로 무엇을 할까’라며 행복한 고민을 하는 조합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수주에 올인하던 현대건설의 전략 변경


현대건설의 정비시장 참전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부여를 할 수 있는 사건이다. 사실 현대건설은 전통적으로 토목과 해외사업 비중이 큰 건설사였다. 상대적으로 주택사업을 한 수 아래로 봤다. 1970년대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1~3차까지만 시공하고 나머지 4~14차를 한국도시개발(현재 HDC현대산업개발)에 맡긴 것도 국내 주택보다는 해외사업 수익규모가 훨씬 컸기 때문이다. 


일례로 현대건설이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한국도시개발에게 넘겨준 대신, 1976년에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항만공사의 공사비 규모는 무려 9억4000만 달러에 달했다. 당시 우리나라 정부 예산의 25%를 차지하는 거금이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정비시장 진출은 해외와 토목시장에서 더 이상의 먹거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현대건설의 참전으로 GS건설의 강력한 대항마가 생겼다는 의미도 있다. GS건설의 경쟁자였던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대우건설에 비해 현대건설은 자금력 측면에서 건설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을 받는다. 신용등급이 높아 자금조달 능력도 월등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GS건설과 현대건설의 정비사업 인력 중에는 삼성물산 출신들이 적잖이 포진해있다”며 “서로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아는 이들은 되도록 출혈경쟁은 자제하자는 생각이 강했지만 반포주공 1단지 수주전 이후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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