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담보산정 사각지대 줄이겠다”
부동산 빅데이터 분석 ‘빅밸류’ 김진경 대표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4일 10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업은 내수 진작과 고용 창출이라는 두드러진 장점에도 불구하고, 낙후되고 성장이 정체된 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 표준화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공사 현장, 3.3㎡당 2000만원이 넘는 아파트에 하자 보수 문제가 끊이지 않는 모습은 건설업계가 얼마나 신기술 도입에 소극적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이 같은 건설업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산업이 프롭테크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용어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의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부동산 서비스산업을 말한다. 이미 국내에는 다수의 프롭테크 기업이 창업해 잠재력을 뽐내고 있다. 다양한 산업의 융합이 이뤄지는 시대, 프롭테크 기업을 살펴보면서 건설업의 미래를 조명해본다.


[팍스넷뉴스 김진후 기자] “현재 집중하고 있는 빌라·다세대주택에서 나아가 부동산 전 영역의 공간정보 체계와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다.”


지난 23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빅밸류 사옥에서 만난 김진경 대표의 말이다. 빅밸류가 처음부터 빌라·다세대주택에만 천착한 것은 아니었다. 김 대표는 “부동산 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를 구상했고 그 중 1단계가 빌라·다세대주택이었다”며 “이후의 구상을 현실화하기까지 다른 업체보다 성장이 느릴 수는 있지만 근본부터 차근차근 내실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경 빅밸류 대표.


빅밸류는 최초로 빌라와 다세대주택 담보 가치 산정 사업을 금융권과 연계한 프롭테크 스타트업이다. 2015년 설립 당시 김 대표를 포함한 공동창업자 5명에서 시작해 데이터·도시공학 분야 전문 인력을 영입하면서 20명까지 불어났다.


다른 스타트업과 비교해 빅밸류의 업력은 화려한 편이다. 설립 후 2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2017년 자체적인 인공지능(AI) 개발에 성공했다. 공공API 기반 빅데이터를 자체 알고리즘으로 연산하면서도 소요시간을 수개월에서 48시간 이내로 단축했다. 이틀 안에 전국 단위의 데이터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석한다.


AI는 특정 주택 주변에서 발생한 실거래 사례를 최소 100건~150건 정도 학습한다. 김진경 대표는 “아파트처럼 정형화된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변수를 비교 분석하는 방식”이라며 “현재는 전용면적, 층수, 건축연한, 층수, 주차대수, 엘리베이터 유무를 비교 중이고 향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주택 내부 사진을 감지해 변수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클라우딩 기술과 스토리지 비용 절감, 효율화 시스템이 합쳐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타 분석 기관과 달리 매달 전국의 객관적인 시세 정보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


빅밸류는 기술 영역에서 나아가 금융 친화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는 김진경 대표의 경력이 이를 보여준다. 부동산 산업과 김 대표의 인연은 변호사 재직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동산 업계의 소송·자문을 맡았던 그는 어느새 증권사로 옮겨와 부동산 금융파트에서 투자 업무를 담당했다. 실제 투자 영역에서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느끼고 핀테크 기업을 목표로 창업에 투신했던 것이 지금의 빅밸류로 자리 잡았다.


현재 제공하는 서비스는 연립·다세대주택의 시세를 산출하는 ‘로빅’과 빌라의 가치를 산정하는 ‘빌라시세닷컴’이다. 이들 서비스의 개발 목적에 대해 김진경 대표는 “국가 주택 정책이 약 850만가구의 아파트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260만가구의 기타 주택은 도외시되는 경향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기타 주택은 청년·신혼부부 등 많은 비중의 인구가 거주 중이지만 임대차·매매계약 체결 시 상대편이 제시하는 호가 정보 외엔 어떠한 정보도 얻을 수 없어 많은 피해가 발생한다”며 “정보 사각지대에 있으면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기타 주택에 착안해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김진경 대표는 해당 주택의 담보가치 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금융권과의 연계 가능성을 엿보고 직접 문을 두드렸다. 김 대표는 “금융기관 한 곳 한 곳을 찾아 부동산 빅데이터의 가치와 이에 대한 사업화를 설득했던 것이 주효했다”며 “2018년 1월 처음 데이터공급계약을 맺고 차츰 매출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을 공략한 차별화 전략은 결국 빛을 발했다. 2018년 9월 금융위원회 지정대리인 기업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11월 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밖에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DGB대구은행, 부산은행 등 대형 은행들과 업무 제휴를 맺고 있다.


빅밸류가 다음으로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아파트다. 거래 사례가 적어 시세 또는 담보 가치 산출의 정확성이 대단지보다 미흡했던 50가구 미만의 ‘나홀로 아파트’가 대상이다. 이미 은행권과 정부에서 관련 서비스의 시장성과 필요성을 검증받기도 했다. 올해 6월엔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혁신금융서비스 ‘규제샌드박스’ 사업자에 선정되면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선발주자로서의 차별성이 무엇인지를 묻자 김 대표는 “신한은행 쏠(SOL) 앱을 통해 개인 사용자에게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1차 소비자·고객사는 시중 대형 은행이라는 점에서 첫 대화부터 계약 체결까지 무수히 많은 노력과 어려움이 뒤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실무자를 만나면서 그들이 실질적으로 필요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서비스에 녹이고 체화하는 경험이 축적됐다”고 강조했다.


시장 개척이 결국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는 ‘노하우’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빅밸류는 이 과정에서 빅데이터 관련 특허 5개를 따냈다. 김 대표는 “은행의 검증절차를 거쳐 입소문이 퍼지면서 상품 서비스가 확산할 수 있는 기저로 작용했다”며 “최근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의 데이터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프롭테크 산업 전망에 대한 질문에 김 대표는 “해외에선 프롭테크, 핀테크로 정의되는 광범위한 영역이 현재 20개 이상 세분화하고 있다”며 “반면 국내에선 크게 4개 분야, 100여개 업체에 그치고 있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다만 국내 프롭테크 시장의 성장성은 기대할 만 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관측이다. 그는 “사업개발, 완성, 임대, 사용, 관리 등 각 영역에서 생기는 어려움을 명확하게 해결해 줄 솔루션이 있다면 성장 분야는 무궁무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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