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안심할 수 없는 ㈜한진…방어나선 한진칼
지분율 23.62%로 확대…대표 임기만료 앞두고 KCGI 움직임 주목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4일 16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못지 않게 ㈜한진도 KCGI와의 분쟁에서 자유롭지 않다. KCGI는 ㈜한진의 2대주주(지분율 10.17%)로 자리하고 있다. 내년 3월 ㈜한진의 주주총회에는 대표이사의 연임안건이 예정돼 있다. 총수일가의 ㈜한진에 대한 지배력이 높지 않은 가운데 줄곧 총수일가를 향해 날을 세웠던 KCGI가 반대세력을 결집해 저지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진 주주현황.(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진 분기보고서)

최근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한진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한진 지분 17만1208주를 시간외 대량 매매를 통해 주당 3만400원에 매입했다. 이에 따라 한진칼이 보유한 ㈜한진 지분율은 기존 22.19%(265만7179주)에서 23.62%(282만8387주)로 확대됐다. 


한진칼의 ㈜한진 지분확대는 그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진칼은 총수일가 3남매(조현아·원태·현민)간, 총수일가와 2대주주 KCGI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KCGI는 지난 5월말 이후 7개월 만에 한진칼 지분확대에 나서며 내년 3월 한진칼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대한 압박 가능성을 시사했다. 


KCGI는 한진칼과 함께 ㈜한진의 지분도 쥐고 있다. 한진칼에 이은 2대주주다. ㈜한진 역시 내년 3월 말 주총을 연다. 이 자리에서는 오랜기간 한진그룹 총수일가와 함께 한 류경표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연임안건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류 대표와 함께 서용원 대표이사 사장도 내년 3월23일이 임기만료일이지만 지난달 말 이뤄진 임원인사를 통해 물러났다. 


조원태 회장은 대한항공 화물사업본부장을 맡았던 노삼석 전무를 ㈜한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고, 기존 류 대표이사 전무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류 대표이사 부사장은 경영기획 인사·총무 재무 IT 등 경영관리부문 총괄을, 노 부사장은 택배 물류 글로벌 등 사업부문 총괄을 담당하게 된다. 조원태 회장의 기반인 대한항공 인사를 ㈜한진 전면에 배치함에 따라 내년 3월 주총에서 KCGI를 중심으로 한 반대세력과 적지 않은 마찰이 예상된다.

  

그도 그럴 것이 당초 KCGI는 한진칼과 더불어 총수일가를 압박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한진의 지분을 확보했다. 육상운송과 항만하역, 해운, 택배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한진은 대한항공 못지 않게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이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총수일가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총수 일가-한진칼-대한항공·㈜한진-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KCGI는 출자한 유한회사 엔케이앤코홀딩스·타코마앤코홀딩스·그레이스앤그레이스를 통해 ㈜한진 지분 8.03% 매입하는데 자기자금 505억원을 활용했다. 이후 2.14%를 추가매입하는 것을 포함하면 총 621억원이 들었다. 한진칼 지분 확보에 투입한 자금규모의 3분의 1 수준이다. 


㈜한진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은 주총 일반결의사항으로, 주총 참석주주의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지난해 주총 참석율 74%를 기준으로 할 때 사내이사 선임을 위해 총수일가는 약 37%의 우호지분확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총수일가의 ㈜한진 지배력은 높지 않다. 27.68%(한진칼, 정석인하학원, 조원태, 조현아, 조현민 합계)에 불과하다. 앞서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보유한 ㈜한진 지분 6.87%를 지난 10월말 전량 GS홈쇼핑에 넘기면서 지분율이 30% 밑으로 떨어졌다. GS홈쇼핑이 고 조 전 회장의 ㈜한진 지분을 인수한 직후 "오래 전부터 ㈜한진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는 입장을 밝힌 점을 감안해 총수일가의 우호세력으로 포함해도 지분율은 34.55%다.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한진의 2대주주인 KCGI가 지분 10.17%를 쥐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공단(7.54%)과 소액주주(45.63%)의 영향력도 좌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KCGI는 올해 상반기 ㈜한진을 대상으로 주주명부열람 등사 요청 가처분 신청, 고 조양호 전 회장 퇴직금 지급 관련 검사인 선임 신청(지난 7월 소 취하 종결) 등 총수일가와 대립각을 세웠다. KCGI가 국민연금공단 소액주주들과 주요 안건에 대해 반기를 들 경우 올해 초 고 조양호 전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이 좌절됐던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한진 남매의 난 144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