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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가 쏘아올린 불씨, 계열 분리 이어질까
권준상 기자
2019.12.27 08:39:50
과거 대성그룹 형제간 다툼과 유사…변수 많지만 항공·호텔·관광 등으로 분화 관심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6일 17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최근 한진그룹 총수일가 3남매(조현아·원태·현민)간 경영권 분쟁이 흡사 예전 대성그룹의 ‘형제의 난’을 다시 보는 듯하다. 세부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부친의 타계 이후 불거지는 모습은 '한 지붕 세 가족'으로 나눠진 대성가(家) 형제들의 모습과 닮은 모습이다. 


대성그룹 형제 간 다툼은 200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성그룹은 김수근 명예회장이 2001년 타계한 뒤 3개의 계열그룹으로 운영되고 있다. 장남인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이 이끄는 계열, 차남 김영민 SCG 회장의 서울도시가스그룹 계열, 삼남 김영훈 대성홀딩스(옛 대구도시가스) 회장이 이끄는 대구지역 대성 계열사로 분리돼 재무적으로나 사업적으로 독립된 경영을 영위하고 있다. 


그 과정까지 형제간 다툼은 치열했다. 김 명예회장 타계 뒤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2000년 김 명예회장은 병환 속 자녀들에게 계열사들을 나눠주는 계획을 세웠다. 장남인 김영대 회장은 대성산업을, 차남인 김영민 회장은 서울도시가스를, 삼남인 김영훈 회장은 대구도시가스를 맡는 구조였다. 자녀들은 ‘경영권 이양·소유재산 양도에 관한 기본방침과 이행합의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선친 타계 뒤 자녀들은 이행합의서를 따르지 않고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장남인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은 대성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서울도시가스(26.3%)와 대구도시가스(62.94%)의 주식지분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증시 시가의 2~3배를 받고 김영민, 김영훈 회장에게 넘겨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괄 매각시 회사 경영권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반면 김영민, 김영훈 회장은 기존에 논의됐던 합의각서대로 매매시점의 종가에 팔아야 한다고 맞섰다. 형제들은 2001년 5월 집안 원로들의 중재로 ‘주식교환거래원칙’에 재차 합의하면서 경영권 인수자를 제외한 다른 형제들은 보유주식을 매각했다. 이로써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은 보유한 대성산업 지분(9.77%)를 김영대 회장이 보유한 서울도시가스 지분(13.01%)과 맞교환했고, 서울도시가스는 대성산업이 보유한 지분(26.3%) 규모 만큼 발행한 교환사채를 인수해 대성산업의 보유지분을 전부 흡수했다. 교환사채는 일정시점 뒤 채권자의 의사에 따라 발행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타회사 주식과 교환할 수 있는 선택권이 부여된 채권을 말한다. 실제로 2000년 말 지분 4.88%(보통주 34만1941주)에 불과하던 김영민 회장은 2001년 6월 형인 김영대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9.53%(66만7070주)를 매입하며 지분율이 14.41%(100만9011주)로 상승, 최대주주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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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최대주주였던 김영대 회장은 13.01%에서 3.48%로 축소됐다. 이후 잔여분 3.48%에 대한 매각과 매입이 진행됐다. 이후 최대주주에 오른 김영민 회장은 두 달 뒤인 8월에 김 명예회장의 지분 1.77%(12만3695주)를 상속받으면서 지분율을 16.18%(113만2706주)까지 확대하며 그룹 장악력을 높였다. 동시에 김영민 회장이 지분 90% 이상을 보유한 서울도시개발은 2002년 3월 서울도시가스 지분 11.86%(83만주) 매입을 시작으로 지분 확대에 나서 2003년 3월 22.96%(114만8140주)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기존 서울도시가스 지분 26.3%(184만816주)를 보유하고 있던 대성산업의 지분은 교환사채교환으로 2002년 말 0%가 됐다. 


현재 김영민 회장이 이끄는 서울도시가스그룹은 서울도시개발, 서울도시가스, 서울에너지자원, 서울씨엔지를 비롯해 작물지배업체 굿가든, 부동산 관리업체 지알엠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이 이끄는 계열에는 대성산업, 대성산업가스, 대성계전, 대성히트펌프 등이, 김영훈 대성홀딩스 회장이 이끄는 대구지역 대성 계열은 대성에너지, 대성청정에너지, 대성환경에너지, 대성이앤씨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성그룹의 상황이 현재 한진가 3남매의 다툼과 완벽하게 동일하다고는 할 수 없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맞서야하는 외부세력인 KCGI가 있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아직 그룹 경영일선에 복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주사를 중심으로 지분율이 대등하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현재 총수일가가 보유한 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은 24.79%다. 3남매의 지분율은 6%대로 대등하다. 격차가 최대 0.05%에 불과하다. 언제든지 자신의 지분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들의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한진그룹의 부동산과 건물관리를 담당하는 회사) 고문이 3남매 중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향후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 



다만, 공교롭게도 한진가 2세들이 한차례 분쟁을 겪었다는 점은 조양호 전 회장 타계 이후 줄곧 재계 안팎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항공부문을, 조현아 전 부사장이 호텔부문을, 조현민 한진칼 전무(정석기업 부사장 겸직)가 관광·마케팅을 포함한 계열사를 챙기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을 좌시할 수 없게 하는 이유다. 앞서 3남매의 부친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등 한진가 2세들은 2002년 창업주인 고 조중훈 전 회장 타계 이후 그의 유언에 따라 대한항공(고 조양호 회장), 한진중공업(조남호 회장), 한진해운(고 조수호 회장), 메리츠금융(조정호 회장)으로 계열 분리하는 과정에서 감정싸움을 벌이는 가하면, 유언장의 진위여부를 두고 법적분쟁을 벌이는 등 수년간 유산분배 문제로 대립하며 '남보다 못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자 주력하던 분야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뒀던 만큼 그룹 경영에 대한 의지는 3남매 모두 클 것"이라며 "최근 조현민 전무가 그룹 경영일선에 복귀했고, 구속을 면한 조 전 부사장이 직접 복귀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남매간 이득을 따지기 셈법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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