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양도웅 기자] KEB하나은행이 투자자 서명 없이 고위험 상품인 특정금전신탁 상품을 판매했을 뿐 아니라 자격 없는 직원이 파생상품을 판매한 이유 등으로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조치를 받았다. 또 고령층에게 파생결합증권을 편입한 신탁계약을 체결하면서 내부통제 절차를 지키지 않아 경영유의 조치가 내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7일 하나은행에 과태료 31억6000만원을 부과하고 '기관경고' 제재를 통보했다. 임직원 2명 견책, 임직원 자율처리 필요사항 7건의 제재도 병과했다.

하나은행 미아사거리지점 등 140개 영업점은 2017년 11월1일부터 2018년 9월28일까지 약 2년간 161억원 규모의 양매도 ETN에 운용하는 특정금전신탁을 일반투자자 354명에게 권유하고 판매하면서 적합성원칙을 위반했다. '적극투자형 이하' 성향의 일반투자자에게 재차 투자자성향을 실시하는 방법으로 최종 투자자 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분류했고, 그 근거가 되는 투자자 정보를 서명이나 기명날인 등의 방법으로 유지·관리하지 않았다. 

또 하나은행 신탁부는 2017년 9월29일부터 2018년 9월28일까지 신탁재산을 양매도 ETN에 운용하는 지정형 특정금전신탁계약(9249억원, 1만3694개 계좌)을 체결하는 개인투자자에게 투자설명서를 제공하지 않았다. 구성언남지점 등 3개 영업점에서는 2018년 1월3일부터 9월28일까지 파생상품 투자권유 자격을 보유하지 않은 7명의 직원이 동일 영업점내 파생상품투자권유자문인력의 사번을 입력해 118명의 고객에게 ELS 특정금전신탁계약 177건(96억원)의 투자를 권유했다.

아울러 70세 이상 일반투자자와 ELS신탁 계약을 체결하면서 해당 신탁계약 체결과정을 녹취하지 않았고, 수탁액이 3억원 미만인 고객 377명의 에스크로 특금신탁재산 728억원을 하나은행 정기예금에 예치해서 운용하기도 했다.

또한 금감원은 횟수 제한 없이 투자자 성향을 분석해 공격투자형으로 분류하는 등의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투자자 성향 분석 횟수를 제한하고, 부득이한 경우 관리자의 승인절차 등을 통해 재분석 사유를 점검한 뒤 진행하도록 내부통제를 개선하라고 하나은행에 권고했다. 

또한 고령투자자 보호를 위한 내부통제를 철저히 준수하라는 권고와 함께 상품 설명자료 관련 내부통제가 불합리하고 위탁매매수수료에 대한 고객 설명이 미흡하는 등을 지적한 뒤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하나은행에 권고했다. 

금감원의 제재 조치와 관련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이 개선하라고 요구한 내용에 이의를 제기할 이유가 없다"며 "금감원 개선사항을 차질없이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