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바이오 위기
덫에 빠진 미래SCI
④ 2018년 11월 대주주 등극…수익 없는 상태서도 채무변제 및 담보 제공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3일 13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호정 기자] 에너바이오의 위기는 스스로 자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성장에 눈이 멀어 공기업 발전소 결제일에 맞춰 원재료를 매입하고 바이오중유를 생산해 납품하던 루틴을 깼기 때문이다. 게다가 결제일 미스매칭과 역마진을 감당할 재무여력이 없었음에도 롯데푸드의 제안을 모두 수용했던 걸 고려하면 자발적으로 올가미를 썼던 셈이다.


물론 시계를 2017년으로 다시 돌리더라도 에너바이오는 롯데푸드의 조건을 수용하고 계약을 체결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시 원재료 공급만 안정적으로 이뤄지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던 까닭이다. 최근 5년(2014~2018년)간만 봐도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정부가 앞장서 바이오중유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덕에 해당 시장의 사용량과 거래액은 연평균 35.4%, 36.3%씩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미래SCI가 작년 11월 에너바이오 주식 9만7333주(50%)를 25억원에 취득했던 것도 바이오중유 시장의 이 같은 성장세와 무관치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액은 아니더라도 대주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롯데푸드와 거래가 재개되면 여기서 벌어들인 돈으로 나머지 채무를 변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에 지분을 매입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미래SCI는 에너바이오의 대주주로 올라선 2018년 11월부터 올 7월까지 총 22억1000만원의 채무를 변제했다. 또한 올 1월에는 10억원어치의 원재료를 납품받는 조건으로 20억원 규모의 서울 충무로 건물의 근저당권도 제공했다. 하지만 롯데푸드와 거래가 재개되기는커녕 에너바이오의 채무 연대보증인으로 묶여 통장 및 부동산을 가압류 당한데 이어 변제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단 이유로 민사소송까지 걸려 있는 상태다.


이 측면에서 보면 에너바이오의 경영영속성이 불투명해진 근본적 요인은 이 회사 경영진의 과욕에서 비롯됐지만 롯데푸드의 과도한 옥죄기도 한몫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에너바이오가 국내에서 세 번째로 많은 바이오중유를 생산하던 ‘강소기업’이었던 만큼 롯데푸드가 대의적 차원에서 공장은 가동할 수 있도록 가압류 등은 풀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든 귀책사유가 에너바이오에 있고, 롯데푸드도 변제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다 보니 가압류 및 민사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겠지만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보다는 대립각만 세우고 있는 모양새”라며 “제조업 특성상 공장을 지속적으로 가동해야 외상물품대금을 지속적으로 상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고, 올해 바이오중유 시장이 작년보다 더욱 활성화 됐던 것을 고려하면 롯데푸드 스스로 변제받을 기회를 차버린 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롯데푸드는 이런 지적에 대해 에너바이오와 미래SCI가 자신들의 호의를 악용하면서 신뢰관계를 완전히 훼손시켰기에 불가능하단 입장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올 3월 물품거래계약을 다시 체결했을 당시 당사는 단순 구매를 대행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밝혔다”며 “하지만 납득할 수 없는 원료 조달을 요구하는 등 당사를 물품거래 파트너로 생각지 않고 자금력 및 신용만 이용하려 했고, 올 6월 체결한 채무변제계획 합의서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가압류 및 민사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래SCI 관계자는 “원재료 공급이 막혀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에너바이오의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며 “8월부터 추가로 변제를 못하게 된 것은 미래SCI의 경영여건 악화와 함께 롯데푸드가 약속했던 원재료를 납품하지 않아 에너바이오에서도 수익을 창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푸드의 상환 압박은 중소기업과 상생하겠다던 롯데그룹의 정책을 무색케 할 만큼 거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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