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CJ CGV가 기대했던 겨울 대작의 흥행에 힘입어 국내사업서는 실적반등을 이룰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CJ CGV의 생인손으로 전락한 터키법인(MARS CINEMA, TOURISM AND SPORTS FACILITIES MANAGEMENT INC.)이 리라화 하락에 따른 타격을 받고 있어 연결실적에 대한 우려가 적잖은 상황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서 개봉한 영화의 총매출액은 1조9140억원으로 전년보다 5.5% 증가했다. 분기별로 1분기와 2분기는 전년 동기대비 13.2%, 18.9% 크게 늘어난 반면 3분기는 전년대비 8% 역신장했고 4분기 들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 늘어난 4658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국내 영화시장 매출이 증가한 것은 연말 최대 기대작인 ‘겨울왕국2’가 1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박을 쳤고 연말 개봉한 ‘백두산’도 평론가와 관객들로부터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600만 관객을 돌파한 덕이었다.

연말 극장 성수기 효과로 CJ CGV의 국내사업(개별기준) 수익성은 3년 만에 반등할 전망이다. CJ CGV는▲ 급여와 임차료 상승 ▲이동통신사 등에 지급한 수수료부담 확대 ▲글로벌사업 확장 등에 따른 채무부담으로 2017년과 2018년 각각 133억원, 3251억원의 순손실을 내왔다. 하지만 작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0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4분기에도 흑자기조가 이어진 것으로 관측됐다.

CJ CGV는 올해 회계기준 변경 속에서도 순이익을 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CJ CGV는 올해 적용된 ‘IFRS16’에 따라 임차 중인 영화관 등에 대해 1조8000억원 수준의 리스부채를 인식했다. 영화관 임차료는 과거 회계기준에서 영업비용으로 빠졌지만 변경된 회계기준에서는 리스부채를 금융부채로 인식, 영업외 비용에 포함된다. 영화관 관련 리스부채는 ‘사용권자산’인만큼 감가상각비 부담도 생겼다. 결과적으로 임차관련 비용이 예년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음에도 CJ CGV는 개별기준으로는 연간 순이익 흑자전환을 눈앞에 둔 것이다.

문제는 국내와 해외사업의 실적이 엇박자를 냈다는 점이 꼽힌다.

해외 종속회사 실적이 포함되는 연결기준 CJ CGV의 작년 3분기 누적 순손실은 255억원을 기록했고 4분기에도 흑자전환이 요원한 상태다. 터키법인의 정상화 속도가 더딘 탓이다. 터키법인은 작년 3분기 누적기준 28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전년 같은 기간(순손실 79억원)보다 손실이 206억원이나 불어났다. 터키 경제가 장기불황에 빠진 데다 미국과의 갈등으로 리라화 가치가 하락한 여파다. 리라화는 작년 8월 22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12월 들어 200원 밑으로 떨어졌다.

리라화 폭락은 CJ CGV에게는 대형 악재다. 연결실적 악화 외에 추가 비용부담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CJ CGV는 과거 터키법인을 인수할 당시 재무적투자자(FI)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었는데, 이 계약에는 리라화 가치가 변동할 시 CJ CGV가 FI에 차액을 지급하는 조건이 달려있다. 리라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CJ CGV의 손실이 이중으로 불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