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야심작 'GV80' 출시에도 눈높이 조절
연간판매목표 753.6만대, 2년만에 하향 조정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3일 1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현대차그룹이 판매 목표를 2년만에 낮춰잡았다. 지난해 판매량보다는 높은 수준이긴 하나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이 새해 첫 출격에 나서는 가운데 올해 약 14개(부분변경모델 포함) 차종의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보수적인 설정이다. 지난해 말 출시한 신형 ‘그랜저’, ‘K5’의 판매가 초반부터 흥행가도를 그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현대차그룹의 보수적인 수치 설정에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높은 경쟁력을 갖춘 내수와 달리 미국·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부진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전세계 자동차업계가 미래차 개발을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고 완성차 판매의 둔화도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판매목표를 753만6000대로 설정했다. 세부적으로는 현대차 457만6000대(국내 73만2000대·해외 384만4000대), 기아차 296만대(국내 52만대·해외 244만대)다. 


주목할 점은 이번 목표치가 3년 만에 하향조정됐다는 점이다. 최근 출시 모델과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차가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출시한 신형 그랜저와 K5가 흥행돌풍을 예고한 상태다. 그랜저의 경우 지난해 11월 19일 출시 전 사전계약으로만 3만2179대를 기록하며 기존 6세대 그랜저가 보유한 국내 사전계약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K5의 사전계약도 기아차 모델 중 역대 최단 기간인 사흘 만에 1만대를 돌파하며 판매 순항이 예고된 상황이다. 무엇보다 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이달 브랜드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의 출시를 앞뒀다. 이를 포함해 현대차그룹은 올해 'G80', '아반떼', '싼타페' '쏘렌토', '모닝', '투싼', '코나', '스포티지', '카니발', '스팅어', '스토닉', 'GV70' 등 신차 14개 모델(부분변경 포함)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이 판매 눈높이를 낮춘 배경에는 수년간 내수판매규모는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해외 판매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2015~2019년) 판매동향을 살펴보면 현대차의 내수판매는 70만대 초반 수준을, 기아차의 내수판매는 50만대 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판매의 경우 현대차는 425만대에서 368만대로 미끄러졌고, 기아차는 252만대에서 225만대로 감소했다.   


이런 흐름 속에 지난 2015년 이후 판매감소는 물론 연간 판매량 800만대를 하회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801만대(현대차 496만대, 기아차 305만대)에서 2016년 788만대(현대차 486만대, 기아차 302만대), 2017년 725만대(현대차 450만대, 기아차 275만대)로 판매가 감소했고, 2018년 740만대(현대차 459만대, 기아차 281만대)로 반등했지만 지난해 720만대(현대차 442만대, 기아차 277만대)를 재차 판매가 위축됐다.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판매개선이 아직 이뤄지고 있지 않다.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지난해(3분기말까지) 전년 대비 3.9% 증가한 52만1000대의 판매를 기록, 시장점유율 4.1%를 기록했다. 벨로스터, 코나의 판매가 각각 전년 대비 30.9%, 93.7% 증가하고, 신형 팰리세이드가 9000대 판매된 영향이다. 기아차는 신형 텔루라이드가 3만9000대 판매되는 흥행 속에 2.6% 늘어난 46만4000대의 판매실적을 올리며 시장점유율 3.6%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양사의 합산 미국시장점유율은 7.7%로 전년 말(7.4%) 대비 0.3%포인트(p) 상승했다. 하지만 2014~2016년 평균 8.0%와는 여전히 간극이 있다. 세단차종 판매 부진이 여전한 가운데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를 중심으로 한 SUV 판매가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시장의 경우 상품경쟁력 회복을 위해 현지 전략차종을 잇따라 출시하고, 딜러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슈 등으로 2017년 이후 점유율 하락과 판매량 감소가 회복되고 있지 않다. 현대차는 중국시장에서 지난해(3분기말까지) 전년 대비 21.0% 감소한 44만3000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17.7% 줄어든 20만대 판매에 그쳤다. 중국 전략차 '즈파오', '이파오', '페가스' 등 현지 전략모델 판매성장에도 볼륨차종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상황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의 침체와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 무역 갈등으로 대두된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등의 영향으로 시장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권역별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사업운영 체제를 확립하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미래 사업의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무리한 목표설정을 하기보다 기술 투자 등을 통해 미래 시장의 경쟁력을 쌓으면서 내연기관의 판매 회복을 시도하겠다는 계산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지난해 말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적 전략변화를 밝혔던 상황이다. 모빌리티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등의 기술을 활용한 공유경제 이동수단을 통칭한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물량 확대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별, 내연기관과 전동차 등의 균형을 갖춰 단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동화모델 44개를 운영할 계획이다. 전동화모델이란 일반적으로 기존의 가솔린 디젤 등 내연기관이 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 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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