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베트남 손킴(SonKim)그룹과 ‘유통동맹’을 맺은 GS홈쇼핑·GS리테일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GS리테일은 유통망 구축을 통한 출점 확대로 손익 반전을 기대한 반면, GS홈쇼핑은 일찌감치 시작한 현지 홈쇼핑사업(VGS SHOP)에서 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단기 흑자전환도 어려운 상황이다.

손킴은 유통, 식음료, 부동산 개발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으며 과감한 투자로 최근 베트남의 신흥 그룹으로 떠오른 곳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베트남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던 GS홈쇼핑과 GS리테일이 손킴으로 현지 사업을 벌일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GS홈쇼핑이 손킴과 합자한 비비 미디어(ViVi Media Trading Corporation)는 2015년과 2016년 각각 3억원, 2억4000만원의 순이익을 낸 것을 제외하면 2012년 설립 이래 줄곧 순손실을 내고 있다. 손킴과 GS홈쇼핑의 기대와 달리 베트남 홈쇼핑 시장의 성장성이 크지 않았던 탓이다.

국내 홈쇼핑산업은 1995년 태동한 이후 1990년대 후반부터 급성장하며 주력 쇼핑 채널 중 하나로 군림했다. 이 덕에 홈쇼핑은 2010년대 모바일쇼핑이 온전히 자리를 잡은 이후에도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반대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의 경우 경제 성장기가 스마트폰이 본격 보급된 시점과 맞물린 탓에 홈쇼핑 산업이 클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 시장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현지에서 모바일 쇼핑이 일찍 활성화 되면서 TV홈쇼핑 시장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베트남사업에서 만년 적자를 기록하다 2018년에 사업을 철수하기도 했다.

GS홈쇼핑은 또 2017년 기존 녹화방송을 생방송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2018년에는 홈쇼핑 송출 플랫폼을 늘리는 투자를 단행한 터라 고정비 부담도 진 상태다. 회사 측은 당시 투자로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는 데 3~4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S홈쇼핑과 달리 GS리테일은 현지 편의점 사업에 적잖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어 대조됐다.

GS리테일은 2017년 손킴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이후 합자회사 GS리테일 베트남 조인트벤처(GS RETAIL VIETNAM JV LLC)를 설립해 현지서 편의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출점한 베트남 현지 GS25 점포 수는 57곳이며 GS리테일은 자체 유통망 투자를 통해 출점 점포 수를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GS리테일 베트남 조인트벤처는 작년 3분기 24억원의 누적 손실을 입었다. 현재까지는 GS홈쇼핑의 비비 미디어와 마찬가지로 본사 실적에 보탬은 안 되고 있다. 매장 수도 2600개에 달하는 마샨그룹의 ‘빈마트’에 비해서는 크게 적다. 다만 GS리테일은 편의점 상품 구성을 차별화한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고, 자체 물류 역량과 디벨로퍼 경험이 풍부한 손킴그룹과 협업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물류시스템이 구축 되면 점포를 확대하기가 더 수월해 질 것”이라면서 “현재 베트남 GS25는 현지 일본 편의점 대비 점포 당 매출이 30~40% 높을 만큼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에 따라 손킴으로부터 로열티 수익을 얻을 수 있고 GS리테일 베트남 조인트벤처가 흑자전환하는 시점부터는 투자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