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였다 뗐다...CJ 오너 3세 지배력 강화 비법
CJ올리브네트웍스 합병·분리로 이경후·선호 남매 지주사 지분 취득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0일 10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세진 기자] CJ올리브영이 최근 지주사 CJ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2014년부터 이 회사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던 CJ올리브네트웍스의 합병·분리 작업도 막을 내렸다.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일련의 절차로 CJ시스템즈(현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뿐이었던 오너 3세 이선호 부장과 이경후 상무는 지주사 주요주주로 올라섰다. 5년 전 이재현 회장이 그렸던 3세 경영 청사진이 일부 완성된 것이다.


다만 3세 경영시대 개막을 위한 CJ올리브영의 역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향후 승계재원으로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까닭이다. 재계는 CJ그룹이 CJ올리브영의 몸값을 키워 매각 혹은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이고, 오너 3세들은 여기서 마련된 재원을 부친 이재현 회장의 지주사 CJ 지분을 승계받는데 활용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전신은 SI사업을 영위하던 CJ시스템즈다. 당초 이 회사 지분은 지주사 CJ와 이재현 회장이 각각 66.32%, 33.18%씩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다 세금탈루 및 횡령 혐의로 수감 중이던 이 회장이 2014년 장남인 이선호 부장에게 CJ시스템즈 지분 15.9%를 증여한데 이어 헬스앤뷰티(H&B)스토어 '올리브영'을 운영하던 CJ올리브영을 이 회사에 흡수합병 시키면서 CJ올리브네트웍스로 재탄생 했다.


영어의 몸이었던 이 회장이 이 같은 변화를 꾀하게 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CJ시스템즈가 그룹의 정보시스템을 관리하던 회사였다 보니 내부거래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2014년 이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70%를 넘어섰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이 때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를 고려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사정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부매출 비중이 높은 CJ올리브영을 흡수합병하게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는 이선호 부장 등 3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발판 마련 포석도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이 회장이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이 부장과 장녀 이경후 상무에게 각각 4.54%씩 증여하며 전량 처분했고, 2016년엔 이들 남매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CJ파워캐스트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삼촌인 이재환 대표와 지분스왑을 통해 지분율을 크게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실제 일련의 절차를 밟으면서 이선호 부장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율은 17.97%까지 상승했고, 이경후 상무도 6.91%를 보유한 주요주주로 올라섰다.


이 때문에 두 부문의 역량 통합으로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CJ올리브네트웍스를 설립하게 됐다는 CJ그룹의 설명에도 불구, 재계에선 승계 도구로 활용될 것이란 관측이 팽배했다. 자녀에게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증여하고 인큐베이팅 해 승계재원을 마련해주는 전형적 방식을 따랐던 까닭이다. 이런 이유로 CJ올리브네트웍스 설립 당시 재계 관계자들은 이선호 부장 등 오너 3세들이 이 회사 지분을 활용해 지주사 지분을 획득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지난해 4월 미래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 일환으로 각 부문을 독립적으로 발전시킨다는 이유를 들며 CJ올리브네트웍스의 인적분할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지주사 CJ는 인적분할로 신설된 IT부문(CJ올리브네트웍스)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지주사 요건을 유지하기 위해 이 회사 지분을 44.1%를 받고 자사주 6.7% 주는 지분스왑을 단행했다. 그 결과 이선호 부장과 이경후 상무는 지주사 CJ 지분을 각각 2.8%, 1.2% 보유하게 됐다. 5년간 붙였다 떼어냈다를 반복한 긴 여정이 이 회장의 두 자녀에게 지주사 지분을 마법처럼 선물해준 셈이다.


재계는 이재현 회장이 작년 말 두 자녀에게 증여한 지주사 CJ의 신형우선주(184만주)가 2029년 보통주로 전환돼도 그의 지분율이 36.75%에 달하는 만큼 이를 승계하기 위해 최근 자회사로 편입한 CJ올리브영을 십분활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방법은 CJ올리브영의 몸집을 키워 매각을 추진하거나 IPO에 나서는 것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선호 부장과 이경후 부장이 CJ올리브영 지분을 각각 17.97%, 6.91%씩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어떤 방법을 택하더라도 승계재원 마련에는 도움이 돼서다.


재계 한 관계자는 "CJ올리브영이 국내 H&B 업계에서 선두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긴 하지만 성장은 정체 국면이라 기업가치가 정점을 찍었다 판단되면 CJ그룹 오너일가가 이 회사 지분을 매각하거나 IPO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선호 부장 등 오너 3세가 경영권을 승계받는 것이 최종 종착지이니 만큼 재원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방향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은 재계의 이 같은 전망에 대해 아직은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CJ올리브영의 매각은 사실무근이고, IPO의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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