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지 기자] 코넥스 상장사인 피엔에이치테크가 부채비율 개선을 위해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전환우선주(CPS)로 변경했다. 투자자들에게 요청해 상환권을 완전히 삭제했다. 향후 CPS가 회계상에 자본으로 인정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10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피엔에이치테크는 ▲아이온자산운용 ▲대성창업투자 ▲KB인베스트먼트 등이 보유하고 있는 피엔에이치테크 RCPS 전량을 CPS로 전환 요청 했다. RCPS는 투자금 상환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환권과 보통주식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을 가진 주식을 일컫는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들은 "피엔에이치테크가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하면서 부채비율 개선을 위해 전환 요청을 했다"라고 밝혔다. 피엔에이치테크의 부채비율은 2015년 242%, 2016년 183%, 2017년 121%, 2018년 97%다. 부채비율이 개선되는 추세지만 올해 안에 코스닥 상장을 노리는 피엔에이치테크는 더 낮은 부채비율을 선호한다는 입장이다.

피엔에이치테크는 2016년 코넥스에 상장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전문 개발업체다. 2009년 8월에 설립돼 2016년 8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2010년 6월에 벤처기업 인증을 받고 2012년 1월 첫 기관투자자의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피엔에이치테크에 투자를 집행한 곳은 아주IB투자다.

아주IB투자는 2012년에 처음 투자를 한 후 2016년도까지 꾸준히 후속투자를 진행했다. 총 4개의 펀드를 활용해 약 34억원을 투자했다. 보유하고 있던 주식 일부를 대성창업투자에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기도 했다. 아주IB투자는 이미 2015년 피엔에이치테크 요청으로 보유하던 RCPS 전량을 CPS로 전환했다.

피엔에이치테크는 코넥스 상장 후 지속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투자를 유치했다. 대성창업투자는 2017년 아주IB투자가 보유한 피엔에이치테크 구주 일부를 3억원에 인수하고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RCPS를 취득했다. 총 투자금은 10억원이다. 

같은해 KB인베스트먼트도 'KB코넥스활성화투자조합'으로 피엔에이치테크의 RCPS를 15억원을 투자해 인수했다. 2018년 피엔에이치테크가 코스닥 이전 상장을 위해 주관사를 선정한 후에는 아이온자산운용이 투자에 참여했다. 아이온자산운용의 총 투자 금액은 단일 기관투자자 중 가장 큰 규모인 50억원이다.

투자사들이 인수한 RCPS는 피엔에이치테크 회계상 우선주자본금에 포함됐다. 피엔에이치테크가 코넥스 상장 이후 일반회계기준(K-GAAP)으로 회계감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피엔에이치테크는 이를 변경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K-GAAP이 아닌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재무제표를 준비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을 할 때 금융당국에서 기업에 회계기준을 IFRS로 요구하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IFRS 상에서 RCPS는 부채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벤처기업들은 상장을 앞두고 투자사와 합의 하에 RCPS를 보통주나 CPS로 전환시키는 경우가 많다. 피엔에이치테크도 같은 맥락에서 투자사에 RCPS를 CPS로 전환 요청했다. 다만 CPS가 자본으로 인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피엔에이치테크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CPS에 리픽싱(전환가격 조정) 조항이 있으면 부채로 인정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감독원의 의견서를 참고해 지정감사인 삼일회계법인의 소명자료를 제출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엔에이치테크는 올해 하반기 코스닥 이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고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업모델을 검증받아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에 예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