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VC '승진잔치' 속 돋보이는 바이오 심사역
에이티넘·DSC·KTB·KB 등 인사 단행…초고속 승진 사례 다수 나와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0일 10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류석 기자]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심사역들의 승진잔치가 계속되고 있다. 해마다 연간 최대 투자 금액과 회수 규모를 경신하는 등 벤처투자 시장의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관측된다. 특히 바이오 투자 심사역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는 평가다.


20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주요 벤처캐피탈들이 승진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바이오 심사역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사, 상무 등을 넘어 사장 승진자도 나오는 등 바이오 심사역이 업계를 이끌어나가는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벤처캐피탈들의 승진 인사는 각 사가 투자 성과에 적합한 보상으로 핵심 인력들의 이탈을 막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들어 벤처투자 시장에 늘어난 자금 규모와 비교해 투자 인력이 부족한 인력 품귀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여러 벤처캐피탈이 앞다퉈 수익성이 좋은 바이오 투자를 늘려나가면서 바이오 전문 심사역 부족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 것이 사실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황창석 사장, 천지웅 이사, 김요한 상무, 국찬우 본부장.



최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바이오 전문 심사역인 황창석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직위가 사장이긴 하지만 대표이사는 여전히 신기천 대표가 맡는다. 다만 황 사장이 앞으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내에서 사장 직책에 준하는 대우를 받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황 사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바이오 전문 심사역 중 한 명이다.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존슨(J&J) 출신으로 1996년 11월 처음 투자업계에 발을 들였다. 메디톡스, 셀트리온, 팬젠,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마크로젠 등 국내 증시에 상장한 바이오기업들 대부분이 성장 과정에서 황 사장의 손을 거쳤다. 


KTB네트워크도 바이오 전문 심사역 중에서 임원 승진자가 탄생했다. 천지웅 팀장이 KTB네트워크 입사 약 5년 6개월 만에 이사가 됐다. 천지웅 이사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출신으로 종근당 중앙연구소 등을 거쳐 2014년 KTB네트워크에 입사했다. 최근 상장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를 비롯해 티앤알바이오펩, 올리패스 등이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KB인베스트먼트 바이오투자그룹의 국찬우 이사도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팀장에서 이사로 올라선 이후 약 1년 만에 또다시 승진 인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국찬우 본부장은 최근 신설된 그룹 내 글로벌바이오투자본부를 총괄하며 KB인베스트먼트의 해외 바이오 투자를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DSC인베스트먼트도 상무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주인공은 국내 바이오 벤처투자 시장에서 막강한 실력자로 평가되는 김요한 상무다. 지난해 수석팀장에서 이사로 승진한 이후 1년 만에 또다시 상무로 한 직위 올라섰다. 직위으로만 보면 DSC인베스트먼트 안에서 윤건수 대표, 박정운 상무에 이은 3인자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를 졸업한 김요한 상무는 DSC인베스트먼트의 거의 모든 바이오 분야 투자와 포트폴리오 관리를 전담해 왔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는 유니콘으로 성장한 ABL바이오를 비롯해 아미코젠, 올릭스, 아이큐어, SCM생명과학 등이 있다. 최근에는 130억원 규모 'DSC Tech 밸류업 펀드 1호'의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기도 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분야 벤처캐피탈 투자 열기는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바이오 심사역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바이오 심사역들의 투자 성과가 좋았던 것은 수익률을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성과가 인사에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와 주식시장에서는 바이오 심사역들이 이처럼 승승장구하는 것에 대해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바이오기업들의 상장 요건이 제조업, IT 등 다른 업종과 비교해 용이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기업들은 실적이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췄다고 판단되면 한국거래소에서 특례 제도를 이용해 상장을 허용해주고 있다. 2015년 제도 도입이후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은 모두 87개사다. 이중 바이오기업이 67개사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벤처캐피탈들은 주로 투자 기업의 상장 직후 지분을 매각해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데 이 과정에서 바이오 심사역들이 특혜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지난해에는 바이오 기업들의 계속된 임상 실패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준 사례가 다수 나오면서 이러한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신라젠의 펙사벡, 헬릭스미스 엔젠시스 임상 3상 실패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바이오기업들은 앞선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상장에 성공했다. 심사역들은 상장 이후 막대한 성과보수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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