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승계, 꽃놀이패 쥔 日 주주
경영권 캐스팅보트 역할...호텔롯데 상장 시 막대한 이득 예상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0일 15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신격호 명예회장이 생전에 후계구도를 매듭짓지 못한 것은 2세 경영에 적잖은 부담을 끼치는 선택이 됐다. 1인 체제 구축에 성공했다 평가받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원활한 경영을 위해선 일본롯데홀딩스 등 일본 주요 주주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호텔롯데의 상장 꽃놀이패도 일본 주요 주주들이 들고 있는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다. 신 회장의 의중과 별개로 본인들이 취할 수 있는 이득 규모에 따라 호텔롯데 상장에 찬성 또는 반대표를 던질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서다.


롯데그룹은 2017년 롯데제과 등 4개사를 인적분할 해 롯데지주를 설립하며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3년여 흐른 현재도 반쪽짜리 지주사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지배구조상 호텔롯데가 최상단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호텔롯데는 작년 9월말 기준 롯데지주 지분 11.04%를 비롯해 ▲롯데쇼핑 8.86% ▲롯데푸드 8.91% ▲롯데칠성 5.83% ▲롯데지알에스 18.77% 등 23개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호텔롯데의 지분의 99.28%를 일본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광윤사 등 일본 롯데계열사가 쥐고 있단 점이다. 아울러 일본롯데홀딩스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50%+1주’를 보유한 광윤사를 제외한 나머지 일본 롯데계열사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즉 일본롯데홀딩스가 호텔신라를 통해 한국 롯데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보니 신동빈 회장도 일본 주주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도 “신격호 명예호장이 일찌감치 후계구도를 정해놨다면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일도, 신동빈 회장 등 오너일가가 일본 주주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도 연출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일본 주주들의 영향력을 줄이는 동시에 추후 롯데지주와 호텔롯데의 합병을 통한 지배력 강화를 위해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신동빈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리지 않고, 중국의 사드 문제가 터지지 않았다면 호텔롯데는 2016년 상장됐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15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일본 주요 주주들도 상장에 동의했다. 하지만 3년여 간 각종 악재와 시장 환경 변화로 인해 호텔롯데의 재무지표 전반이 악화됐다.


때문에 호텔롯데 상장에 일본 주요 주주들이 입김이 상당히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롯데가 상장 절차를 밟으려면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부터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본 주요 주주들은 한국 롯데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거나 엑시트(자금회수) 중 유리한 것을 선택 할 수 있다. 아울러 호텔롯데가 2016년 평가받았던 기업가치(15조원)가 찬‧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회장에 대한 일본 롯데 주주들의 신임은 여전하다”면서 “현재 호텔롯데가 어느 시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상장할 지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호텔롯데 상장이 불발되면 지금처럼 ‘일본롯데홀딩스→호텔롯데→한국 롯데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유지되고, 반대의 경우 일본 주요 주주들이 막대한 돈을 손에 쥘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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