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의 조용병 회장 '정상참작' 요소는
특정인물 지원 인사부에 알린 점은 양형사유…"다른 일반지원자 불이익 없어" 집유 2년 선고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2일 18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양도웅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은행 채용비리 관련 재판 1심에서 검찰 구형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조 회장이 청탁받은 인원을 인사부에 전달한 건 양형 사유지만, 이로 인해 다른 일반 지원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은 점은 정상참작 요인이라고 밝혔다. 


22일 오전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조 회장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지난달 18일 검찰이 구형한 징역 3년 및 벌금 500만원보다 형량이 크게 줄었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 재직시절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2018년 10월 기소돼 1년 넘게 1심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피고인(조 회장)이 인사부에 해당 지원자를 합격시키라는 명시적인 지시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은행 최고 책임자가 특정 지원자의 지원 사실을 알린 행위만으로도 인사부의 채용업무를 방해한 게 충분하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또한 "설령 피고인이 특이자 및 임직원 자녀의 명단을 보고받지 않았다 해도 지원 사실을 (인사부에) 알린 점은 채용팀이 임직원 자녀 등을 따로 관리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그럼에도 관행을 개선하지 않고 오히려 가담했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덧붙였다. 


1년 넘게 진행된 공판 과정에서 신한은행은 오랫동안 정·관계, 은행권 등 다양한 곳으로부터 청탁을 받았고, 청탁자 명단을 따로 작성해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재판에 넘겨진 신한은행 전·현직 임직원들은 청탁자 명단 작성 및 관리가 '오랜 관행'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재판부에 정상참작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혐의가 가벼워지는 건 아니라고 꼬집었다. 특히 조직의 최고책임자인 조 회장은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지 이를 따라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킬 것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고, 지원 사실을 (인사부에) 알린 지원자들로 인해 다른 지원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아 보이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밝혔다.


공판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청탁받은 인원의 점수를 재조정하면서 합격 예정인 인원의 점수를 낮추거나, 합격자를 불합격자로 분류하는 등의 행위는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점을 정상참작 요소로 삼았다. 


1월 22일 오전 서울동부지법 앞.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 회장은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에 항소 의사를 밝혔다. 그는 "결과가 좀 아쉽다"며 "앞으로 항소를 통해 다시 한 번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동고동락했던 후배들이 아픔을 겪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회장이기 전에 선배로서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이 항소를 밝히면서 채용비리 관련 지배구조 리스크는 지속될 예정이다. 다만 조 회장이 법정구속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만큼 일단 조 회장 연임에 '파란불'이 켜졌다. 지난달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조 회장을 차기 회장에 내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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