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최근 암호화폐 과세 방안 마련 추진 조직이 기획재정부(기재부) 내 재산세제과에서 소득세제과로 바뀌면서 암호화폐를 ‘기타소득’으로 간주하고 기타소득세를 부과하는 것 아니냐는 업계의 우려 목소리가 높다. 기타소득세 부과시 투자자 이탈, 거래량 감소 등 부작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직은 검토 중으로 확정은 아니다.

기재부 소득세제과장은 “선임부서이자 총괄부서로 암호화폐 과세를 검토한 것”이라며 “아직은 검토 초기 단계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12월30일 공식 보도를 통해 “주요국 과세 사례, 회계기준과의 정합성, 자금세탁 방지 차원의 국제 논의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상통화(암호화폐)에 대한 과세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밝혔다.

여러 세목 중 현행 소득세법상으로는 암호화폐의 소득세 부과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득세법 개정안 마련이 주요 논의 항목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 소득에 대한 과세 내용을 포함한 종합과세방안을 마련해 오는 7월말 세법개정안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열거주의 방식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로 얻은 소득을 세법상 소득범위안에 추가해야 과세가 가능하다.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기 전이지만 관련 업계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이 국세청으로부터 외국인 고객의 소득세 원천징수와 관련해 803억원의 세금을 부과받아 완납했다. 이에 대해 암호화폐거래소 관계자는 “빗썸과 같은 대형 거래소니까 세금 완납이 가능했지, 중소형거래소는 파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암호화폐 거래 수익에 ‘기타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업계 죽이기’라는 반응이다. 기타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암호화폐 소득을 일시적, 불규칙적 소득으로 보거나, 일회성 상품으로 취급하는 것으로 암호화폐의 가치를 절하하고, 자산가치를 이용한 암호화폐 비즈니스 사업 확대의 제약을 불러온다고 비난한다.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은 ▲영업권 등 자산·권리를 양도·대여하고 받는 소득 ▲고용 관계 없는 강연료 ▲일시적 문예 창작 소득 ▲공익법인 상금 ▲로또 등 복권 상금 ▲서화·골동품 양도소득 등이다. 반면 암호화폐는 상품의 가치 측정이나 지불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지속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며, 투자이익과 손실이 발생하는 등 무형자산과 금융상품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여전히 암호화폐의 정의는 모호하지만, 자금세탁방지기구(FATF) 등 세계 기구들은 암호화폐를 ‘가상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회계기준원은 암호화폐를 재고자산 또는 무형자산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국회에 계류 중인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도 암호화폐를 가상자산으로 칭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업계는 기타소득세 적용시 투자자 이탈로 인한 급격한 거래량 감소로 업계 모두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기타소득세를 적용하면 암호화폐 투자로 손실을 보더라도 투자자가 세금을 내야한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들은 “암호화폐 거래는 지역의 구애를 받지 않아, 기타소득세 부과시 기존에 이용하던 국내 거래소가 아닌 글로벌 거래소로 이동하는 고객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