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기업, 여성 등기임원 모시기 ‘난감하네’
5대 철강사 이사회 여성임원 ‘제로’…사외이사 물색 분주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국내 주요 철강기업들이 여성 등기임원 발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의 경우 여성 등기임원을 의무화하는 법이 통과됐다. 철강은 제조업 특성상 남성 임원들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탓에 당장 새로운 여성 등기임원 물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회사가 이사회를 구성할 때 구성원 전원을 특정성별의 인물로 채우지 못하도록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가결했다.


이 법의 통과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은 이사회를 구성할 때 최소 여성 1명 이상을 포함해야만 한다. 해당 법은 오는 7월부터 본격 시행되며 2020년 7월까지 2년간의 유예기간을 가진다.


아직까지는 유예기간 이후 이를 어기더라도 처벌이나 제재를 가한다는 자세한 규정을 마련해두지는 않았다. 다만 유예기간이 끝나기 전에 금융위원회나 국회에서 추가적인 제재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이사회 구성에 결점이 있을 경우 이사회 의결사항 자체 정당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사실상 기업들이 의무적으로 여성임원을 등용해야만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철강기업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내 철강기업 가운데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KG동부제철, 세아베스틸 등 5개 기업이 포함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개 철강기업 이사회 구성원 44명 가운데 여성임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사회 구성은 해당 기업에 재직 중인 사내이사와 비상임인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철강업계에서는 여성임원이 신규 사내이사로 발탁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5개 해당 철강기업의 비등기임원 역시 사실상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포스코만이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한 김희 철강생산기획그룹장을 포함해 3명의 비등기 여성임원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여성 등기임원을 발탁하려면 내부 승진이나 외부에서 영입해야 하는데 두 가지 조건 모두 쉽지 않다. 대부분 철강기업들의 내부 여성 임원 비중은 극히 제한적이다. 또 철강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외부영입 가능성도 현저히 낮다”고 말했다.  


결국 국내 철강기업들이 할 수 있는 선택지는 사외이사 발탁으로 좁혀진다. 현재 해당 철강기업 재경, 인사, IR팀 등 관련부서에서는 다양한 접점을 통해 여성 사외이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는 해외와 달리 전문가 인력 풀이 미비해 사외이사로 선정할 인물이 부족하다는 것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한 재개 관계자는 “이사진 선임 기준은 남녀 성별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이 고루 분포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이번 법 개정으로 자칫 구색 맞추기에 그친 이사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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