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강훈 기자] 주식시장의 재야고수로 이른바 슈퍼개미 중 한 명인 손명완 세광무역 대표의 최근 투자 성과는 어떨까. 24일 팍스넷뉴스가 손 대표가 보유한 종목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동원금속과 에스씨디 등의 종목에서 손실을 기록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손 대표의 투자성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때 최대주주로 행동주의 투자에 나섰던 동원금속 주식을 정리한 이후에는 활동마저 다소 뜸한 모습을 띄고 있다. 

손 대표는 동원금속을 2015년부터 2018년 1월까지 3여년에 걸쳐 꾸준히 매입했다. 1255만주(지분율 34.89%)를 298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에 오른 바 있다. 주당평균 2372원에 사들였다. 연휴 직전인 23일 종가는 928원이다.  

손 대표는 동원금속 투자 이후 배당률 상향, 자사주 매입, 자산재평가 등을 제안하면서 적극적으로 주주 행동에 나섰다. 손 대표의 이같은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손 대표는 지분을 늘려나가면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결국 손 대표는 2018년 초부터 동원금속을 정리했다. 동원금속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경영진을 대상으로 유상증자 한 때와 비슷한 시점이다. 

손 대표는 약 한달만에 동원금속 지분을 대부분 정리했는데 평균 처분단가는 1969원으로 추산된다. 투자단가 대비 약 17.0%의 손실을 본 셈이다.

에스씨디 투자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손 대표가 에스씨디의 주요 주주로 처음 공시된 것은 2016년 4월이었다. 당시 245만여주(지분율 5.06%)를 보유하고 있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로서 공시 대상자가 됐다. 

당시 손 대표는 튼튼한 재무구조와 실적 호조, 그리고 저평가된 주가를 투자포인트로 삼았다. 주가수익비율(PER)이 11.54에 불과해 동종 업계 대비 낮았고, 많은 현금성자산과 낮은 부채비율 등 재무 상태도 좋았다.

손 대표는 수년간 꾸준히 에스씨디의 주식을 장내에서 매입했다. 2018년 1월 기준 총 보유주식은 약 680만주(지분율 13.98%)에 달했다. 투자금은 142억원으로, 평균 매입단가는 주당 2096원이었다.

2018년 1월을 기점으로 지분을 내다 팔기 시작했다. 동원금속 지분을 정리한 때와 비슷한 시기였다. 같은 해 11월까지 약 1년간 총 428만여주를 처분했다. 매입한 주식의 약 3분의 2를 손절매했다. 

평균 매각단가는 1405원으로 투자단가의 67.1% 수준이다. 즉 원금대비 약 3분의 1을 손해보고 팔았다는 얘기다. 이를 토대로 확정된 손실 금액은 29여억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2017년에 주당 150원의 현금배당이 이뤄지면서 약 10억원의 배당수익으로 일부 손실을 만회했다. 

반면 철강자재 업체인 NI스틸에서는 슈퍼개미로서의 이름값을 해 수익을 기록했다. 손 대표가 NI스틸의 주요 주주로 등장한 것은 2014년. 168만여주(5.90%)를 보유했다. 투자단가는 주당 2500원으로 총 투자금은 약 42억원이었다.

이후 약 1년반에 걸쳐 지분을 조금씩 매각해 지분 전량을 처분했다. 총 회수금액은 46억원으로 평균 매각단가는 2733원이었다. 원금대비 수익률은 10.9%였다.

손 대표는 중소형 종목을 사서 적극적인 주주 행동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고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의 투자 성과는 명성에 비해 초라한 모습이다. 2018년 초 대부분의 보유 주식을 정리한 이후 주식시장에서 그의 이름 마저 희미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