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와 육성사이
암호화폐 기타소득세 부과한 일본, 개정안 만지작
③업계 반발 "암호화폐 사용 방법 따라 세금 부과 형태 달라야
기획재정부가 암호화폐 과세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세부방안은 빠르면 7월말 세법개정안에 포함된다. 정부의 암호화폐 과세 움직임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세 여부와 정도에 따라 업계의 존폐가 엇갈릴수 있기 때문이다. 팍스넷뉴스가 쟁점이 되고 있는 주요 이슈들을 짚어봤다.


[팍스넷뉴스 공도윤 기자] 기획재정부는 개인의 암호화폐 과세안 마련을 위해 해외 사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기타소득세 부과도 검토 대상 중 하나지만 업계의 반발이 크다. 


주요국 대부분은 암호화폐 관련 사업자를 대상으로 사업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과세하고 있지만 개인의 비사업적 암호화폐 처분 이익의 과세는 제각각이다. 과세가 이뤄지는 국가를 살펴보면 미국, 독일, 호주, 캐나다는 개인의 암호화폐 처분이익을 자본이득으로 보고 과세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잡소득(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종합과세하고 있다.


앞서 국세청이 비거주자(외국인)의 암호화페 소득에 대해 원천징수의무자인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에게 803억원의 과세 책임을 물은 것은 일본의 암호화폐 과세 정책과 닮았다. 하지만 암호화페거래소를 통해 납세자 정보를 파악하고, 암호화폐 시세차익에 대해 기타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는 일본 역시 업계에서 형평성에 어긋난 과도한 처사라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은 암호화폐 거래소 등록제 시행으로 서둘러 암호화폐 거래 법제화에 나선 국가다. 2016년 3월 일본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소 등록 의무화와 관련업체에 대한 감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자금결제법 개정'을 제정했다. 이후 2017년 일본 국세청은 ‘암호화폐 세무처리 지침’을 발표, 2018년 11월에는 세부 질의응답자료(FAQ)를 발표해 자발적 신고에 따른 암호화폐 과세가 이뤄지고 있다.


일본 국세청은 개인의 암호화폐 시세차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한 뒤 암호화폐의 종류, 용도, 소재 등을 파악해 세금을 매기고 있다. 납세자는 암호화폐를 법정통화로 교환하는 시점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를 판매하거나 증여 ▲암호화폐를 매매하거나 교환(암호화폐간의 교환거래 포함) ▲암호화폐를 이용해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경우 등 암호화폐 간의 교환시점에도 소득세 납세 의무를 부담한다. 채굴로 암호화폐를 취득한 경우는 채굴시 들어간 전기요금 등의 경비를 제하고 소득세를 부담한다.


일본은 암호화폐 소재지를 재산 소유자의 거주지로 판단해 거주자가 보유한 모든 암호화폐에 대해 재산채무조서의 제출의무를 부여했다. 과세를 피하기 위해 글로벌 거래소에 암호화폐를 예치해도 ‘국외자산명세서’가 아닌 ‘재산채무조서’를 제출하고 납세의무를 져야 한다는 의미다.


일본은 과세를 위해 인프라 정비에도 나섰다. 암호화폐교환업자(암호화폐거래소)가 연간거래보고서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납세자가 국세청이 제공하는 자동계산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해 연간 암호화폐교환소득을 자동으로 계산하게 했다. 일본 재무성은 2019년 세제개정대강 개정안을 통해 과세당국이 암호화폐교환업자에게 고객정보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기타소득은 20%의 세금을 부과하는 반면, 암호화폐 거래는 이익규모에 따라 최소 15%에서 최대 55%(주민세 10% 포함)의 세금을 부과한다는 점이다. 종합소득에 따른 세율은 195만엔 이하 5%, 195만엔 이상 330만엔 이하 10%, 330만엔 이상 695만엔 이하 20%, 695만엔 이상 900만엔 이하 23%, 900만엔 이상 1800만엔 이하 33%, 1800만엔 이상 400만엔 이하 40%, 4000만엔 초과 45%다.


발표 당시 세율이 과도하다며 업계 반발이 상당했다. 가상통화사업자협회는 가상통화 차액을 소액으로 간주하고 5~45%의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손실 발생시 합산이 불과해 다른 투자상품 대비 과세 부담이 높다며 세율을 10% 수준으로 인하해 달라고 요구했다.


다이와종합연구소는 암호화폐에 의한 지급결제 확대에 따라 탈중개화, 금융정책 유효성 저해, 가격 변동성 확대 등으로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호화폐를 규제할 때 암호화폐의 결제기능과 자산운용 대상으로서의 기능을 분리해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만의 목소리가 계속되자 후지마키 타케시(藤巻 健史) 참의원은 암호화폐 이익을 분리과세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주식이나 채권, 기타소득세를 부과하는 외환증거금거래, 금선물 등은 단일 세율 20.315%를 분리과세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암호화폐 과세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후지마키 의원은 현행 방식 대신 별도의 20% 단일세 부과를 제안한데 이어, 전년도 투자 손실에 대해서도 다음해 세금 보고때 손실 처리가 가능토록 제도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암호화폐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암호화폐간 거래를 비과세 처리하고, 암호화폐를 이용한 소액결제를 확대하기 위해 세금을 공제할 것을 제안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기타소득세 부과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병일 강남대학교 경제세무학과 교수는 “대부분 국가들이 가상통화의 가치변동에 따른 자본이득에 과세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기타소득은 로또 당첨금처럼 일시적·우발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것으로 지속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암호화폐 특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에 대한 과세구조가 복잡하고, 암호화폐가 대부분 거래소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타소득세보다는 다른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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