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중동 의존도 높은 건설사, 주시하라"
권기혁 실장 "부동산 시장 규제, 건설업 전망 어두워"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0일 15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진후 기자] 건설산업의 제반환경이 악화하고 있지만 내년 크레딧 시장은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작년 분양·수주 분야에서 호황을 보인 건설사들이 ‘실적 굳히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중동아시아 시장과 국내 주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기업의 잠재 리스크가 내재돼 있다는 지적이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개최한 '2020년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권 실장은 "주요 건설사들은 수주잔액과 분양실적, 경기 대응력을 바탕으로 당분간 비교적 안정적인 신용도를 유지할 것"이라며 "업황 부진에 따라 단기간 내에 신용등급 하향 추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주요 건설사 합산 수익성과 재무부담. 출처=한국신용평가.


대형 건설사들의 신용 등급 상향은 지난해 국내 부동산 시장의 활황을 타고 영업실적과 재무안정성이 개선된 데 따른 효과다. 특히 경기변동 대응력을 확보한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상향이 이뤄졌다.


한신평이 지난해 신용등급을 상승시킨 건설사로는 ▲대림산업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태영건설 ▲한화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있다.


◆부동산 규제·지방 공급과잉, 변동성 상승 


반면 올해 건설산업 전망은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 실장은 비우호적 전망의 근거로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지방 주택시장의 공급 과잉 지속 ▲해외사업·토목사업의 제한적인 이익 기여를 꼽았다.


권 실장은 "정부 규체책은 건설사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재시행에 따라 건설사들의 주택 사업수주와 주택 인허가·착공 등 주택건설경기 선행지표가 2016년 이후 꾸준히 하향 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규제책은 현 정부 출범 이후 19차례에 이른다. 이어 권 실장은 "헌법재판소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합헌 결정으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 주택시장의 공급 과잉도 건설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위험 지역의 사업 비중이 큰 건설사의 영업실적이나 현금흐름 저하폭이 확대할 것이란 예상이다.


권기혁 실장은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수도권 지역의 분양경기가 제한적으로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해당 지역 사업만으로 전체 실적의 부양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평가했다.


◆해외 대규모 손실은 제한적


해외사업의 경우 대규모 손실이 재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과거 대규모 손실을 교훈삼아 건설사들이 해외 프로젝트의 매출 비중을 축소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다만 외부 여건 등 변동성이 큰 사업을 갖고 있거나, 재무적 대응력이 열위한 업체들은 신용도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권기혁 실장은 "플랜트 시장과 토목 시장은 높은 경쟁률로 인해 수익성 확보에 불확실성을 내재하고 있다며 “해외시장의 경우 고급 기술이 필요한 프로젝트는 유럽 건설사와 토목 등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프로젝트는 중국 건설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구도”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올해 생활간접자본(SOC) 예산을 늘리면서 공공부문 수주도 늘어날 전망이지만 실질적인 이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 실장은 “전통적으로 토목 사업은 채산성이 낮은데다 하락세를 보이는 주택사업의 빈 자리를 메우기는 무리다”라며 “토목사업은 향후에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출처=한국신용평가.


◆한화건설 비스마야 신도시사업, 우선적 모니터링 대상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이란 등 중동 주변 국가들에 대한 주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미국-이란 간 갈등이 완화하더라도 이라크 지역의 정국불안 장기화 또는 리스크가 반복되면서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권기혁 실장은 “중동지역 수주는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수주 자체가 부정적 요인은 아니다”면서도 “이미 수주한 공사의 현지 인력과 기재자 조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공사가 지연되면서 원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신평은 특히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을 우선적 모니터링 대상으로 꼽았다. 현재 한화건설이 진출한 이라크 사업은 ‘BNCP'(수주액 9조6104억원)와 소셜 인프라(수주액 2조4652억원) 등이 있다. 진행률은 각각 40%와 22%다.


이밖에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이 이라크에서 조 단위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우건설은 알 포(Al Faw) 지역에서 그랜드 포트 프로젝트 등 총 1조1993억원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1조8366억원 규모의 카발라 정제공장(Karbala Refinery) 프로젝트를 수주해 현재 공정률 77%를 기록 중이다. 추가로 바스라 유정 해수공급시설(2조9249억원 규모) 사업에 낙찰의향서를 접수한 상황이다.


HDC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도 언급했다. 한기평은 HDC현대산업개발을 주시 목록(Watch list)에 포함하고 ▲HDC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기혁 실장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재무 여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약화됐다”며 “항공업계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하면 사업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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