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현대모비스가 전동화부품 효과를 톡톡히 보며 3년 만에 매출 38조원을 회복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6년 매출 38조2600억원을 기록한 뒤 줄곧 35조1000억원대에 정체돼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38조488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3593억원으로 16.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조2943억원으로 21.5% 늘었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전동화부품 강화효과가 자리한다. 현대차그룹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 핵심부품을 전담하는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시장 확대 흐름에 맞춰 관련 부문의 사업강화를 위해 2018년 1월 전동화사업부를 신설했다. 

기존에 각 본부 단위로 흩어져 있던 인력을 한 곳에 모았다. 일부 지원부서를 제외하고 대부분 연구개발, 생산기술, 품질 전문인력으로 구성한 전략조직이었다. 2008년 친환경부품을 시작으로 관련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의미 있는 실적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외 생산거점도 확대했다. 기존 충청북도 충주공장에 이어 지난해 하반기 울산에 전기차 핵심부품을 양산하는 전용공장을 세우며 전동화사업 기반 확충에 나섰다. 울산공장은 총부지 15만㎡(4.6만평) 규모로 연간 10만대 규모의 전기차 핵심부품 양산을 맡았다.

그 결과 현대모비스의 전동화부품 분야 매출은 고성장을 이어갔다. 2014년까지 30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2017년 1조원을 기록한 뒤 2018년 1조8000억원으로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 2조8000억원을 달성하며 매년 50%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고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현대모비스는 올해 전동화부품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유럽 핵심생산거점인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전동화부품 공급을 위해 배터리 조립라인의 가동을 시작한다”며 “BSA를 양산해 현대모비스의 유럽시장 전동화부품 교두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SA란 배터리팩과 제어기 냉각기를 포함한 배터리 일체형 부품을 말한다.  

전세계 완성차업체로 수출을 확대한 효과도 실적개선의 배경이 됐다. 현대모비스는 그룹사인 현대·기아차 지원 중심의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현대·기아차의 생산물량 감소에 따른 매출·손익 하락 위험이 줄곧 따라다녔다. 

실제로 2016년 789만대였던 현대·기아차의 생산대수는 2018년 735만대로 6.8% 줄었는데 이 시기 현대모비스의 매출은 38조3000억원에서 35조1000억원으로 8.1%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조9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30.3% 줄었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쏠림 현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세계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수출 확대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해 17억6000만달러(한화 약 2조1000억원) 규모의 핵심부품을 수주했다. 이는 전년 대비 5.9% 증가한 수치다. 

현대모비스는 올해도 전세계 완성차업체를 상대로 수주 목표를 27억3000만달러(한화 약 3조2300억원)로 설정하고,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전세계 고객사를 대상으로 주요 부품의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차 모듈공급을 위해 1년간 일시적으로 생산라인 정비에 들어갔던 북미 오하이오공장이 지난해 1분기 말부터 재가동에 들어간 것도 연간 실적개선에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