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투자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산은에서 간접투자금융실을 이끌었던 A 전 실장이 성장금융으로 자리를 옮겼다. 산은 소속으로 성장금융에 파견돼 일하는 형식이다. A 전 실장의 경우 약 1년간 파견 근무 후 산은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은과 성장금융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인력 파견은 자연스러운 업무 협력 차원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산은은 성장금융 지분 8.7%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다. 또 성장금융이 운용하는 모펀드인 성장사다리펀드와 기업구조혁신펀드에 수천억원의 자금을 납입, 주요 출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A 전 실장은 성장금융의 벤처펀드 출자사업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 전 실장은 산은에서 기업금융실, 발행시장실, 간접투자금융실을 거쳤다. 산은에서 대규모 펀드 등 출자사업을 지휘했던 만큼 성장금융의 성장지원펀드 등 여러 출자사업에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은이 성장금융에 임금피크 직원을 내보내기 시작한 시기는 작년부터다. 산은의 B 전 기업금융실장이 성장금융으로 파견온 이후 정례화됐다. B 전 실장의 파견은 성장금융의 모펀드인 기업구조혁신펀드 운용을 돕기 위한 목적이었다. 

기업구조혁신펀드에는 산은을 비롯해 하나은행, 농협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대거 출자자로 동반 참여중이다.  B 전 실장은 주로 각 출자기관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5290억원 규모로 조성한 기업구조혁신펀드는 산은이 주요 출자자(1502억원 납입)다. 

일각에서는 파견 근무가 산은에서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인력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성장금융에 출근 중인 산은의 A 전 실장과 B 전 실장 모두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고 있는 직원이다. 

파견 직원이 성장금융 실무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직원들의 업무를 분담하기 보다는 비상시적인 대외 업무를 보거나 자문 역할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서종군 성장금융 전무가 산은 측에 인력 파견을 요청해 이뤄졌다. 성장금융은 산은 인력들이 가진 다양한 경험과 오랜 경륜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손해 볼 것 없다는 것이 공식적 입장이다. 파견된 산은 직원 역시 임금피크제 적용 이후에도 관련 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산은의 임금피크제는 만 55세가 되면 정년(만 60세)까지 연봉이 매년 일정 비율로 줄어드는 제도다. 임금피크제 적용 인력들은 산은의 핵심 업무에서 배제된 사실상 `열외 직원` 또는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A 전 실장의 경우 산은에서 많은 펀드 출자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라며 "대외 업무를 포함해 다양한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은 관계자는 "성장금융 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파견"이라며 "성장사다리펀드와 구조혁신펀드에 산은 자금이 많이 들어가 있어 펀드 운용자문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