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지분 8.2% 반도건설, 주도권 쥐다
반도개발‧한영개발‧대호개발 앞세워…추가 자금투입 여부는 미지수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1일 17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상균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대립 각을 세우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대등한 수준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된 것은 반도건설의 합세가 결정적이었다. 반도건설은 한진그룹 오너가와 KCGI(강성부펀드)의 지분 확보 경쟁이 잠시 잠잠했던 올해 하반기부터 15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지분 8.2%를 확보했다. 반도건설의 갑작스런 참전으로 한진그룹 남매의 경영권 다툼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권홍사 회장‧신동철 대표, 지분 매입 진두지휘


반도건설은 권홍사 회장과 사위 신동철 퍼시픽산업 대표의 지휘 하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반도건설 내부에 한진칼 지분 매입과 관련한 일체의 조직을 두지 않고 권 회장과 신 대표가 직접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지분매입을 공시하는 업무도 반도건설이 아닌 법무법인 퍼스트에 맡기는 치밀함을 보였다. 


권 회장과 신 대표는 반도그룹 내에 현금이 비교적 넉넉한 계열사 및 관계사를 선택해 순차적으로 투입시키는 전략을 사용했다. 지난해 6월까지 4만원이 넘던 한진칼 주가가 이후 2만원 후반대로 추락하자 반도개발과 대호개발을 앞세워 지분매입을 시작했다. 이어 한영개발도 지분매입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 계열사 및 관계사가 지난해 10월1일 지분보유 현황을 공시한 것을 감안하면 8~9월부터 집중적으로 한진칼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먼저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던 반도개발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명 삼동로에 위치한 골프장 보라CC를 운영하는 업체다. 한해 200억원 정도의 수입이 들어오는 반도개발은 한진칼 지분 인수에 139억원을 쏟아 부었다. 사실상 보유 현금을 총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바통을 부동산개발업을 추진하는 한영개발과 대호개발에 넘겨줬다.


한영개발의 경우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 지금지구에 위치한 반도유보라 메이플타운 2.0을 공급해 5559억원의 분양대금이 들어왔다. 지난해 3월 입주를 시작해 6개월에 걸쳐 잔금이 모두 들어오자마자 한진칼 지분 매입에 뛰어들었다. 총 투자금은 715억원이다. 총 분양대금 중 실질적으로 한영개발의 몫으로 들어온 현금을 거의 대부분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대호개발도 마찬가지다. 울산광역시 북구 송정동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아파트를 공급해 분양대금 4475억원을 챙겼다. 잔금이 들어온 시기도 지난해 3월부터로 한영개발과 시기가 겹친다. 한진칼 지분 매입에 투자한 자금은 684억원으로 보유 현금 대부분을 털어 넣은 것으로 분석된다.


◆보유 현금 1조 육박…택지 확보가 더 시급


현재까지 1538억원을 투입한 반도건설은 추가로 자금을 지원할 여력은 충분한 상태다. 총 16개 계열사들의 당기순이익, 현금 및 현금성자산, 분양미수금, 공사미수금 등을 계산하면 1조원 수준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부터 주택, 부동산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반도건설이 추진하는 자체개발사업에서 상당한 이익이 발생한 덕분이다.


한진칼 지분 매입의 선봉장 역할을 한 반도개발, 대호개발, 한영개발의 뒤를 이을 유력한 후보는 반도홀딩스다.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계열사다. 2018년에만 당기순이익 3449억원을 기록해 계열사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그룹의 간판 계열사인 반도건설 역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23억원으로 여기에 당기순이익 2309억원이 추가된다. 여기에 수익성 높은 분양미수금 3532억원과 공사미수금 1251억원이 추가로 유입된다. 동원 가능한 현금은 3000억원 초반대로 추정된다.


반도종합건설도 만만치 않은 규모의 현금을 보유 중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69억원이며 11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더할 경우 1300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다만 이미 1500억원 이상을 투입한 반도건설이 추가 지분 매입에는 신중을 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력인 주택사업이 각종 규제 탓에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본업과 거기가 먼 항공업 투자를 마냥 늘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반도건설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사안은 대규모 택지 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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