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베리 종료
“사용자 있지만 수익모델 없어” 지갑사 줄도산 우려
"암호화폐 거래 제도화·과금 통한 수익 확보 중요"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15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가영 기자] 두나무의 자회사 루트원소프트의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비트베리가 지난달 29일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업계에서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비트베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암호화폐 보관 서비스 자체가 수익 내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비트베리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받았다. 이용자도 13만명 이상으로 타 지갑서비스에 비해 활발히 운영되는 편이었다. 암호화폐 보관 용도로만 사용되지 않고, 블록체인 댑(Dapp)과 연동된 지갑이나 에어드랍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 또 기업용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인 ‘비트베리 비즈니스’, 장외거래(OTC) 플랫폼인 '비트베리 안전거래' 등 여러 확장된 서비스를 내놓았다.


빠르게 성장하던 서비스가 갑작스레 서비스를 종료하자 블록체인업계는 대체로 “기존 이용자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시도할 수 있었을텐데, 업황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접은 것이 아쉽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같은 서비스 사업군의 업체들은 비트베리 서비스 종료 결정이 이해되며, 두나무와 루트원소프트가 합리적인 결정을 빠르게 내렸다는 입장이다. 지갑서비스 운영을 지속할 비즈니스 모델이 불분명하고, 여전히 비제도권에 속해 사업확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지갑인 ‘노바월렛’을 운영하고있는 체인파트너스의 표철민 대표는 "비트베리 서비스 종료가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며 “업황이 나빠서 암호화폐 지갑의 사용자 유입이 빠르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고, 관련 제도도 뒷받침 되지 않아 지갑을 기반으로 할 수 있는 사업에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제도화를 기다리다 보면 미래에는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더라도, 그 미래가 언제쯤일지 막연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비트베리의 누적 보관액은 2000억원 수준이었다. 비트베리가 문을 닫으면서 이용자들은 급히 다른 지갑서비스로 코인을 이동하면서 메타마스크, 노바월렛 등은 보관액이 늘어난 상황이다. 그러나 보관액수가 늘어났다고 해도 여전히 서비스에는 회의적이라는 입장이다. 표 대표는 “보관액이 500억원 정도로 늘었지만, 수조원대의 코인을 보관하는 중국 지갑 서비스 업체들도 사업 종료를 고민할 만큼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비트베리처럼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 장외거래, B2B 서비스 등으로 확장한다고 해도 사실상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지갑과 커스터디 등 암호화폐 보관 서비스가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제도화가 우선되어야 하며, 동시에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과금 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초 비트베리는 개인고객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하면서 회원수를 급격히 늘렸다. 그러나 수익이 나지 않자 커스터디, API 제공 등 B2B 서비스로 확장하려 시도했다. 


빗썸코리아의 사내벤처인 커스터디 업체 ‘볼트러스트’의 변경록 이사는 "특금법 통과 후 일정 금액 이상의 암호화폐를 보관할 때 커스터디 서비스 사용을 의무화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이미 미국을 포함한 암호화폐 선진국들은 기관들의 커스터디 사용을 의무화해, 고객사가 비용을 내고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빗고(Bitgo)를 비롯한 세계적인 암호화폐 커스터디 업체들은 개인 고객에게는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지만, 암호화폐 거래소와 기관투자가 등 기업 고객에게는 비용을 받는다. 기관에 대한 과금 없이 암호화폐 보관 수수료만으로는 운영비도 감당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변 이사는 “제도화 시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 때까지 버틸 여력이 있는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고, 제도화 이후에는 과금을 통한 수익성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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