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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함께 일할 것인가? 명확한 기준 있어야”
IT·창업 칼럼니스트 정진욱 기자
2020.02.07 08:24:51
김기환 어바웃블랭크앤코 대표 ②“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결과 도출이 핵심”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6일 09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일 수백 개의 온라인 쇼핑몰이 생기고 오프라인 상점이 문을 연다. 수많은 사람이 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지만 살아남는 사람은 극소수다. 치열한 커머스 시장에서 생존을 넘어 거대한 성공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큰 성과를 거둔 달인들의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들어본다.

[IT·창업 칼럼니스트 정진욱 기자] Q.함께 일하는 기준이라는 게 결국은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방법과 연결될 거 같습니다. 대표님이 현재 함께 일하는 방식을 간단하게 설명해주세요.


지금은 제가 모든 업무에 참여하는 걸 전제로 가능한 수준에서 직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어요.


모든 결론은 저나 직원, 일방이 내리지 않고 합의를 통해 도출돼요. 결론을 내리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서로 끊임없이 소통하며 함께 결과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이게 말은 쉬운데 이렇게 균형을 잡는데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Q.예전 대표님의 방식은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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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후 2~3년 동안은 제가 모든 걸 혼자 기획하고 계획을 짜고 통보하면 직원들이 실행하는 방식이었어요. 어떤 아이템으로 신상을 출시할 건지는 물론 제품 디자인, 컬러, 소재 등등 모든 디테일을 다 제가 정하고 직원들에게 세부사항을 지시했어요. 제가 잘하는 일이기도 했고 자신도 있었죠. 결과도 좋았구요.


근데 제가 하나부터 열까지 중요한 결정을 다 하다 보니까 직원들 입에서 '동기부여가 안된다'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시키는 일만 한다는 생각에 불만도 쌓여갔고요. 그래서 제가 모든 의사결정에서 빠지고 직원들에게 자율과 권한을 줬어요. '대표의 역할은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거다'라고 생각했죠.


당시에 많은 미디어에서 다루던 스타트업 기업 문화에 대한 동경이 있었어요. '직원에게 자율과 권한을 줬더니 회사가 몇 배나 성장하더라' 뭐 이런 이야기에 취해있었죠. 큰 기대를 갖고 직원들에게 자율을 부여하고 제가 뒤로 빠졌는데 기대한 효과는 없더라고요. 투자를 받으면서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과 당장 매출을 만들어 먹고살아야 하는 우리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걸 몰랐던 거죠.


Q.직원들에게 자율성을 줬을 때 어떤 시행착오가 있었나요.


일단 회사와 개인의 방향성이 일치하지 않았어요. 디자인으로 얘기하자면 회사의 아이덴티티와 시장 트렌드에 맞아야 하는데 개인의 취향이 너무 많이 반영된, 디자이너 개인이 하고 싶은 디자인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이 간극을 좁히는 게 쉽지 않았어요.


최대한 자율을 준다고 얘기한 상황에서 제 의견을 주장하기가 힘들었어요. 결국 담당자 의지대로 결론을 냈는데 제 입장에선 사실 잘 안될 줄 알고도 제품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리고 예상대로 결과도 좋지 않았어요.


더 큰 문제는 제 입장에선 최대한 자율을 준다고 줘도 직원들은 늘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이었어요. 제가 100% 직원들을 신뢰한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 탓이었죠.


저도 알게 모르게 기대가 생기더라고요. '내가 양보해서 직원들에게 자율을 줬으니 더 열심히 잘하겠지'라는 기대요. 사실 저 혼자 만든 기대인데 제 기준에 충족하지 않으니 실망하게 되더라고요. 


성과가 부족한 건 물론 직원들도 저도 만족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2018년부터 다시 제가 의사결정에 참여하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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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다시 의사결정에 참여하기로 했을 때 직원들의 반발은 없었나요. 문제가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했나요.


없진 않았어요. 이거 때문에 회사를 나간 사람도 있었죠. 제가 말을 바꾼 '번복의 아이콘'이 됐어요.(웃음)


창업 초기에는 제가 앞장서서 길을 뚫는 돌격대장이었어요. 직원들에게 자율을 주고 뒤로 빠졌을 때는 일종의 관찰자 같았죠. 돌격대장과 관찰자 사이에서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찾은 방법은 모두가 참여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었어요.


이전에는 결과를 제가 내거나, 직원들이 냈어요. 합의 없이 한쪽 의견만 반영되니 한쪽은 불만이 생겼죠. 지금은 직원과 제가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의된 결론을 내요. 서로 동의한 덕분에 잡음도 없고 같은 마음으로 성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어요. 특히 직원들의 만족감이 커요. 본인이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직원에겐 회사에서 존중받고 있다는 만족감을 주더라고요. 또, 자신이 참여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진행한 프로젝트가 좋은 결과를 얻으면 자신도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고 더욱 동기부여가 되고요.


저도 직원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성격이 급해 직원들이 잘 따라오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곧잘 화를 내곤 했어요. 지금은 직원들을 챙기면서 이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게 돕는데 집중하고 있어요.


Q.어바웃블랭크앤코만의 함께 일하는 방식을 만든 지금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직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며 효율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느껴요. 서로의 역할과 권한을 존중하며 같은 목표를 가지고 성장하고 있어요. 같이 의사결정을 하고 같이 실행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역량과 한계를 저는 물론 직원들도 더 잘 이해하게 됐어요. 예전에는 같이 오래 일한 사람과 인간적인 친함으로 유대감을 느꼈다면 지금은 일로써 단단하게 서로 연결돼 있다고 느껴요.  이 결속감이 어바웃블랭크앤코만의 기업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해요. 


한편, 김기환 어바웃블랭크앤코 대표는 40대 초반의 나이지만 의류업계 경력만 20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해외 힙합 패션 브랜드에서 디자이너 어시스턴트 등으로 근무하다 2013년 2030 대상 스트리트 브랜드 '스테레오 바이널즈'를 론칭했다. 스테레오 바이널즈는 디즈니 등 유명 캐릭터와 협업으로 유명세를 타며 비어커와 원더플레이스, 에이랜드, 무신사 등 국내 유명 온·오프라인 의류 매장에 입점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어바웃블랭크앤코의 매출은 12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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