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발굴한 스타 심사역, 쿼드벤처스 새둥지
강문수 KTB네트워크 이사, 쿼드벤처스에 대표펀드매니저로 합류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0일 09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정강훈 기자] '토스(비바리퍼블리카)'를 발굴한 KTB네트워크의 강문수 이사가 신생 벤처캐피탈인 쿼드벤처스에 합류했다. 지난해 한국벤처캐피탈 대상에서 최우수심사역 상을 받은 스타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이동이란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강문수 이사는 10일부터 KTB네트워크에서 쿼드벤처스로 자리를 옮겨 펀드 설립과 투자 운영 전반을 담당한다. 지난 2010년 벤처캐피탈리스트로 등장한 그는 국내외 36개 업체에 총 106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외에도 스타일쉐어, 푸드플라이, 알비더블유(RBW), 원티드랩 등 투자에 참여하며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거뒀다.



◆ 모바일 플랫폼 성공 예감…'토스' 20배 잭팟


강문수 이사가 처음부터 벤처캐피탈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그는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출신으로 졸업 후 딜로이트안진에서 근무했다. 현대자동차 등의 대기업 감사를 맡다가 이후에 FAS 업무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M&A 및 기업구조조정 자문을 하던 중 직접 투자에 나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과정에서 지인의 소개로 벤처캐피탈인 KTB네트워크에 입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입사를 앞두고서야 벤처캐피탈이 무엇인지 검색해 볼 정도로 이전까지 벤처캐피탈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정통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는 KTB네트워크 입사후 업계 선배들과 벤처투자에 나서며 눈에 띈 성장을 보였다. 


모험 자본이란 벤처캐피탈의 정체성을 이해한 그는 피투자사와의 동반 성장이라는 투자 철학을 가지고 2015년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했다. 투자 당시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2조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유니콘으로 거듭났다. KTB네트워크가 투자했을 때보다 2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들 유니콘 스타트업의 주주 중에서 국내 벤처캐피탈은 KTB네트워크 뿐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몇몇 국내 벤처캐피탈이 투자했지만 지분을 중도에 정리했고, 비바리퍼블리카는 KTB네트워크가 국내 벤처캐피탈 중 유일하게 투자했다. 눈 앞의 수익보다 긴 호흡을 중시한 KTB네트워크와 강 이사의 투자 철학이 빛을 본 셈이다.


두 유니콘 스타트업을 발굴한 비결에 대해 강 이사는 "벤처캐피탈 시장에 입문한 시기에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모바일 시장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었다"라며 "그 중에서도 플랫폼 성격을 가진 모바일 서비스에 큰 관심을 가졌다"라고 말했다.


많은 투자사들이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는 플랫폼 서비스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졌지만, 강 이사는 앞으로 플랫폼 서비스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것을 직감했다. 비바리퍼플리카가 그렇게 접근한 업체들이다. 


패션 플랫폼 기업인 스타일쉐어 역시 강 이사가 어렵게 투자한 업체다. 스타일쉐어는 윤자영 대표가 대학생 시절에 창업한 업체로, 패션 커뮤니티로 출발했기 때문에 사업 초반엔 매출이 전혀 없었다. 사용자 숫자가 많다는 것을 제외하면 여러 측면에서 투자 리스크가 컸고, KTB네트워크 내부적으로도 투자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성장성을 예감한 강 이사는 장기간 심사과정에서 내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시리즈B 투자에 참여했다. 2016년 투자 이후 빠르게 성장한 스타일쉐어는 패션 커머스 분야에서 '제2의 무신사'로 평가 받으며 예비 유니콘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강 이사는 최근 이뤄진 스타일쉐어의 시리즈D 후속투자에 참여한 것을 끝으로, KTB네트워크에서 마지막 투자를 마쳤다.


◆ 쿼드벤처스 합류, 동갑내기 조강헌 대표와 호흡


KTB네트워크에서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쌓은 강 이사는 이번 달부터 쿼드벤처스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대형 벤처캐피탈에서 떠오르는 스타 심사역이 신생 회사로 이직한 것이다. '잭팟' 포트폴리오의 투자금 회수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직으로 포기한 인센티브도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이사는 "KTB네트워크가 좋은 회사이긴 하지만 더 늦기전에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결심이 섰다"며 "쿼드벤처스의 조강헌 대표에 대한 신뢰가 있어 함께 좋은 팀워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이사와 조강헌 대표는 동갑내기로, 조 대표가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에 근무할 시절부터 둘은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쿼드벤처스는 지난해 설립 직후 이차전지 소재업체인 엔켐, 공유오피스업체 패스트파이브 등에 투자했으며,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강문수 이사는 투자 검토시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조직의 팀워크'를 꼽았다. 산업 전망과 사업 아이템, 창업자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투자 이후 기대하는 회사의 성장은 사업상 불거지는 여러 변수를 조직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지에 달렸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처음에는 똑똑한 창업자가 있으면 혼자 다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똑똑한 것과 회사를 이끌어가는 것은 다른 능력"이라며 "조직을 대하는 리더의 마음가짐과 조직의 팀워크가 사업 성공에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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