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조현아, 호텔 얻으려다 다 날리나
조원태, 호텔·리조트 관련 유휴 자산 매각 주관사 선정 돌입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7일 17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일운 기자] 한진그룹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각별한 애착을 나타낸 호텔 사업을 전면 축소하기로 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의 절연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더이상 '밑 빠진 독'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조현아 전 부사장 입장에서는 호텔 사업의 주도권을 쥐려다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형국이 됐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과 핵심 사업회사인 대한항공은 6일과 7일 양일에 걸쳐 이사회를 열어 재무구조 개선과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골자는 호텔 및 리조트 사업 관련 자산을 비핵심으로 간주,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먼저 '앓던 이'로 간주돼 온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를 매각하기로 했다. 해당 토지는 그룹 차원에서 한옥 호텔을 건립하려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지만 인허가 문제로 인해 발목이 잡힌 상태다. 송현동 호텔 부지는 조원태 현 한진그룹 회장과 대척점에 서 있는 KCGI도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한진그룹 송현동 부지 전경


송현동 호텔 건립은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숙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현아 전 부사장이 실무를 주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작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등으로 인해 악화된 여론이 인허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왔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한항공은 100% 자회사인 왕산레저개발도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왕산레저개발은 인천시 을왕리에 자리잡은 해양 레포츠 리조트 왕산마리나를 운영하는 법인이다. 왕산마리나 역시 조현아 전 부사장이 한때 대표이사를 맡으며 애착을 나타내 온 사업체 가운데 하나다.


한진칼은 100%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가 소유하고 있는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옛 파라다이스호텔제주) 부지를 매각하기로 했다. 인천 영종도에서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운영 중인 칼호텔네트워크는 파라다이스그룹으로부터 해당 자산을 매입해 재개발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수년째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한진그룹은 이들 자산 매각과 관련해 "주관사를 선정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했다. 통상 부동산업계나 인수·합병(M&A) 업계에서 주관사 선정 여부를 매도자 측의 진정성을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하는 만큼 한진그룹의 매각 의지가 상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매각 계획이 발표된 자산들은 하나같이 조현아 전 부사장의 몫으로 거론돼 오거나, 각별한 애착 내지는 관심을 나타냈다고 전해진 분야와 관련이 있다. 조원태 회장이 그룹 총수에 취임하는 과정에서 남매 간에 불협화음이 발생한 것 역시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호텔·리조트 사업에 대한 실권을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일설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KCGI·반도건설과 연대하는 조건으로 한진그룹에서 호텔·리조트 사업을 떼 낸다는 물밑 협상 가능성도 제기됐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한진칼의 지분과 호텔·리조트 법인의 지분을 맞바꾼다는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이들 자산이 실제로 매각된다면 조현아 전 부사장의 몫은 사라져버리게 된다.


한진그룹의 호텔·리조트 관련 자산 매각 시도는 단순히 조현아 전 부사장과의 단절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들 자산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며, 실제로 개발이 이뤄지더라도 막대한 금융 비용을 일으켜 그룹 차원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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