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37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직전년도 보다 적자규모가 10배 이상 확대된 수치다. 아시아나항공을 품은 HDC그룹으로서는 악화한 업황 속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모색이 필요해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12일 별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36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351억원) 대비 적자규모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963억원에서 6727억원으로 약 7배 늘었다. 매출액은 6조2012억원에서 5조9538억원으로 4.0% 감소했다. 연결기준으로는 영업손실이 4274억원으로 전년(282억원) 대비 적자전환했고, 당기순손실 규모는 1959억원에서 8378억원으로 확대됐다. 매출도 7조1839억원에서 7조80억원으로 2.4%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적자폭 확대의 이유로 ▲하반기 한일관계 악화와 저비용항공사(LCC) 공급확대로 인한 경쟁심화에 따른 여객 수익성 감소 ▲미중 무역분쟁 속 화물 물동량 감소 ▲환율상승으로 인한 외화비용 증가 ▲정시성 향상과 안전운항을 위한 투자확대를 꼽았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여객·화물 동반부진과 환율상승, 일본악재가 겹치며 지난 3분기까지 약 17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던 상황으로, 비수기인 4분기를 고려할 때 영업적자폭 확대가 예고됐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선정책을 더욱 유연하게 가져가겠다며 그해 7월 하바로프스크·사할린·델리 등 비수익 노선 운휴에 돌입했고, 일부 일본 노선의 경우 항공기재를 중소형기로 변경하고 부산-오키나와 노선 등의 운휴를 결정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원·달러환율 상승(원화 약세)도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항공사들은 외화결제비중이 높아 환율변동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높다. 지난해 원·달러환율은 1166.1원으로 전년(1100.4원) 대비 6%(65.7원) 상승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여객수요 전반이 위축되고 있지만 ▲기재경쟁력 강화 ▲부정기 노선 탄력운용 ▲프리미엄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노후기를 순차적으로 처분·반납하고, 신기재 도입(A350 3대, A321NEO 4대)을 통해 유류비 절감과 기재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여객부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순차적으로 비운항과 감편을 실시하고, 대체노선과 환승수요를 적극 유치할 방침이다. 비수익 노선 대신 수익성 있는 부정기 노선 개발도 병행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전단 판매조직을 신설하는 한편, 전용채널을 통한 수요 유치도 추진한다. 화물부문은 신성장 수출 품목에 대한 수요 확보에 나서고, 시장상황에 따라 노선 운용을 탄력적으로 가져갈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KB증권으로부터 1000억원의 단기차입증액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기존 1조7058억원에서 1조8058억원으로 늘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올해 인수합병(M&A) 완료시 대규모 신규 자금 유입과 원가구조 개선을 통해 재무안정성과 수익성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HDC그룹으로의 인수절차가 완료될 경우 2조2000억원 수준의 자본이 유입돼 부채비율이 개선되는 한편, HDC그룹의 여객 상용·화물 수요 유치도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범(汎)현대가와 신규사업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M&A를 통해 예상되는 계열사간 다양한 사업시너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