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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 연대, 이사회 장악 카드 좌초···역풍맞나
권준상 기자
2020.02.18 09:56:20
김치훈 후보, 자진 사퇴 의사…예상못한 시나리오에 3자 연대 긴급 회동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8일 09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KCGI-조현아-반도건설 연대(이하 3자 연대)가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자신 사퇴했다. 3자 연대의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물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는 점도 밝혔다. 이에 따라 3자 연대의 한진칼 이사회 장악 전략은 3월말 주총에서 시도하기도 전에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현재 3자 연대는 대책마련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한진그룹은 18일 3자 연대가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로 제시한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지난 17일 후보 사퇴 의사를 그룹 측에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치훈 전 상무는 한진칼 대표이사 앞으로 보낸 서신을 통해 “3자 연대가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원태 회장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치훈 전 상무는 “칼맨(KALMAN·대한항공 임직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며 “한진그룹 모든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대화합해 그룹이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도록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치훈 전 상무가 사내이사 후보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조원태 회장을 지지한다는 입장까지 표명하면서 3자 연대의 이사 수 확대를 통한 한진칼 이사회 장악 전략은 주총 전 동력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

앞서 KCGI-조현아-반도건설 연대(이하 3자 연대)는 한진칼의 3월말 주주총회에 8명의 사내외이사 후보 선임의 건과 전자투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에 나선 상황이었다. 다음달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조원태 회장의 연임을 좌절시키고,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이사 수를 확대해 한진칼 이사회를 장악하면서 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전략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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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정관에는 이사의 수를 3인 이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다만 사외이사를 3인 이상으로 하고, 이사 총수의 과반이 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3자 연대는 한진칼에 김치훈 전 상무를 포함해 사내외 이사 후보 8명을 제시했고, 이사회 의장도 사외이사에서 선임하자고 제안했던 상황이다. 3자 연대는 김치훈 전 상무를 한진칼 사내이사로 추천하면서 "대한항공 상무, 런던지점장 등 해외지점장으로서 여객과 운송, 호텔 전반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며 "한국공항 상무, 통제본부장의 직책으로 국내 14개 공항을 총괄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등 오랜기간 항공운송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경영인"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김치훈 전 상무가 3자 연대와 ‘한배를 타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조원태 회장 지지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3자 연대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됐다. 3자 연대가 한진칼 주총에서 다루자고 한 주주제안의 내용들이 그룹의 경영개선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중심으로 그룹을 장악해 자신들의 잇속만을 챙기려한다는 성격이 강하다는 그룹 안팎의 비판이 높아진 점이 김치훈 전 상무가 후보 자진사퇴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총수일가의 ‘갑질논란’ 등을 비판했던 KCGI가 조현아 전 부사장과 손을 잡은데 대해 투기세력의 그룹 장악이란 여론의 비판이 확대되고 있고,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진그룹 3개 노동조합은 3자 연대의 한진칼 장악 시도를 결사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치훈 전 상무의 후보자진 사퇴로 3자 연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기 때문에 후보 자진사퇴는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였단 것이다. 3자 연대 측 관계자는 "자진 사퇴가 갑작스럽게 이뤄져 주주(조현아-KCGI-반도건설)들간 논의가 필요한 상태"라며 "전후 관계를 파악한 뒤 입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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