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양도웅 기자] 신한은행이 지난해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대손충당금적립률이 하락해 주목을 끌고 있다.
요주의 여신으로 분류했던 대출 중 일부를 정리해 대손충당금 규모가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일각에서는 대기업 여신에서 부실이 일어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5.93%로 전년 동기 대비 25.86%p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22.31%에서 130.16%로 올라갔고, 우리은행도 119.41%에서 122.40%로 상승했다. 하나은행도 91.52%에서 94.13%로 높아졌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높을수록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일단 신한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이 낮아진 건 분모인 고정이하여신이 늘어난 반면, 분자인 대손충당금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3개월 이상 이자를 받지 못한 대출(고정), 6개월간 이자를 받지 못한 대출(회수의문), 사실상 원금과 이자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출(추정손실)은 총 1조1360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반면, 확정 손실과 예상 손실에 대비해 미리 쌓아놓는 금액인 대손충당금은 전년 대비 2000억원(13.1%) 감소한 1조3170억원이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은 요주의 여신 중 일부를 출자전환하면서 해당 여신에 대해 설정한 대손충당금이 줄어 대손충당금적립률이 감소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원리금 회수에 문제가 없어 안전한 대출채권으로 분류하는 요주의 여신을 출자전환했다는 건, 신한은행이 지난해 예상치 못한 부실채권 사태를 겪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줄어든 대손충당금 규모가 2000억원인 점을 고려해 부실은 대기업여신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이 20%p 이상 떨어지는 건 일회성 요인이 있지 않고서야 어려운 것"이라며 "대기업 여신 규모가 크기 때문에 특정 대기업 여신이 흔들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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