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키움증권이 프로야구단 ‘키움히어로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야구를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 증권 브랜드를 손쉽게 알린 것이 리테일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지면서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평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4737억원, 당기순이익 36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88% 증가한 수치다. 연간 순이익 300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것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사상 최대 실적은 비(非)리테일 부문의 두드러진 성장 덕분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영업이익 중 비리테일 부문의 비중은 44%로 전년(23%)보다 증가했다. 기업금융(IB) 부문이 전년(864억원)보다 48% 오른 12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홀세일 부문의 세일즈앤트레이딩(S&T)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한 것도 주효했다. 홀세일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 596억원을 달성했다. 전년(432억원)보다 38% 증가한 것이다. 자기자본투자(PI) 부문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비리테일 부문이 성장만큼은 아니지만 키움증권의 주력이던 리테일 부문 역시 업계를 선도하며 힘을 보탰다. 지난해 리테일 부문 영업이익은 3339억원으로 전년(3169억원) 대비 5% 증가했다. 증가세가 줄어들긴 했지만 전체 영업이익의 56%를 차지하는등 여전히 키움증권의 주력임을 입증했다.
키움증권 리테일부문의 선전은 지난해 브로커리지 시장의 부진 속에서 더욱 빛났다. 지난해 전체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3017억원으로 전년 말(11조4791억원)보다 19% 줄어들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환경과 침체된 국내 경기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움증권의 개인 주식시장 점유율은 30%에 육박하며 여전히 리테일 시장내 강자의 위치를 이어갔다. 키움증권의 주식시장 개인거래대금 비중은 역시 2018년 25.8%에서 지난해 29.2%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브로커리지 시장 부진에도 유독 키움증권에 개인 투자고객이 몰린 원인으로 지난해 초 공식 출범한 프로야구단 ‘키움히어로즈’의 효과를 꼽고 있다.
2018년 말 서울히어로즈와 메인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한 키움증권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네이밍 권리를 행사하며 키움 히어로즈를 출범시켰다. 계약규모는 연간 100억원씩 총 500억원이다.
키움 히어로즈의 출범은 당시 증권업계에서 회의적인 반응에 부딪혔다. 거액의 비용을 투입해 프로야구딘의 스폰서를 맡는 것이 과도하다는 시각 탓이다. 하지만 키움히어로즈가 정규시즌 3위, 한국시리즈 준우승 등의 성적을 거두면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거뒀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 역시 키움히어로즈 출범과 함께 선보인 각종 ‘출범 기념 비대면 계좌개설 이벤트’, ‘한국시리즈 진출 기념 이벤트’ 등 다양한 노력이 개인 고객 유입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키움’이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는 빈도가 높고 관중 집중도가 높은 한국시리즈에도 진출하면서 톡톡한 마케팅 효과를 봤다”며 “100% 야구 덕분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리테일 부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연 3회 ‘스폰서 데이’를 마련해 야구장을 찾아 ‘키움’ 홍보를 진행했다”며 “올해에도 스폰서 데이와 계좌 개설 이벤트 등을 준비하며 또 다른 효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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