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깊어진 롯데칠성
액면분할 '저주', 주주 위한 대책없나
주류부문 실적악화 여파 액면분할 전후 주가 30% 변동…단기간 회복 '불투명'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0일 19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세진 기자] 롯데칠성의 액면분할은 결과적으로 ‘악수(惡手)’가 됐다. 유통주식수 확대를 통한 주가부양을 꿈꿨지만 작년 하반기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주가는 외려 8~9년전 수준으로 추락했다.


문제는 주가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 롯데칠성이 주주들을 위한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단 점이다. 액면분할 당시 롯데칠성이 내세웠던 '주주가치 제고' 명분이 무색해 지고 있는 이유다. 


사실 롯데칠성이 액면분할을 결정했던 지난해 3월만 해도 상황은 완전히 달랐다. 당시 주당 160만원이던 ‘황제주’ 롯데칠성이 발행가액 5000원을 500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액면분할을 발표하자 시장은 기대감으로 들썩였다. 롯데칠성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타며 작년 최고가 186만4000원(3월18일 종가)을 찍기도 했다. 


당시 롯데칠성은 "액면분할은 시장 및 투자자의 요구에 대한 적극적 대응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며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조치가 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롯데칠성의 기대와 달리 액면분할을 단행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가가 힘없이 빠지기 시작했다. 음료부문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주류부문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까닭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음료부문의 매출액은 1조27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반면, 주류부문은 5626억원으로 1%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음료부문은 1470억원으로 같은 기간 16.4% 늘었지만, 주류부문은 마이너스(-) 332억원으로 적자 기조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액면분할 하루전날인 작년 5월 2일만 해도 주당 17만3100원(액면분할가 환산액)에 달했던 롯데칠성의 주가가 10개월여 지난 현재(2월 19일) 12만3000원으로 28.9%나 급락했고,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4005억원(1조3837억원→9832억원) 증발했다. 


문제는 10개월 가까이 주가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롯데칠성이 주주 보호를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단 점이다. 롯데칠성에 따르면 현재 인위적으로 주가 부양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으며, 내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가치 제고안이나 사업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부 기업들이 주가 하락시 주주 보호를 위해 자사주 소각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이 움추리고 있는 사이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소주·맥주 제품들이 열풍을 일으키면서 주류 점유율은 더욱 쪼그라드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탄탄한 실적 없인 액면분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롯데칠성 주류부문의 '처음처럼'과 '클라우드' 등 주력 제품군들의 경쟁력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주가 반등까진 상당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롯데칠성의 주가하락 요인인 주류부문의 실적 악화가 일본불매운동의 영향이 컸고, 불매 타깃이 됐던 이유가 일본과 관계가 깊은 신동빈 회장 일가 때문이었던 만큼 그룹 차원에서 자사주 소각 등 주가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롯데칠성의 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믿고 투자한 주주 입장에선 예기치 못한 이슈에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회사 차원에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투자자들 사이에선 '액면분할의 저주' 이야기가 심심찮게 돌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등 액면분할을 단행했던 상당수 기업이 주가 상승세가 꺾이며 고전을 면치 못했던 까닭이다. 지난해만 봐도 주식 액면분할을 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감자 제외) 23곳 중 78%에 해당하는 18곳이 종전보다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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