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올해 공격적 투자 예고했으나 성과는 '글쎄'
다른 보험사와 마찬가지로 예정이율 인하에도 이익 부진 전망
국민연금은 배당금 압박할 듯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1일 09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현희 기자] 삼성생명이 올해 초장기채 매입을 줄이고 사모펀드 지분 투자와 고성장성 자산 매입 등 공격적 투자를 예고했으나 악화된 투자환경으로 이익을 크게 늘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메리츠화재 등 일부를 제외하고 생보·손보업계가 대체로 경기침체와 저금리에 따른 자산운용수익률 하락을 면치 못한데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투자환경이 더 악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 손해율 상승추세도 부담이다. 


특히 국민연금이 올해는 삼성생명에 배당금을 압박할 가능성이 커 오히려 이익 증대보다는 이익 방어가 최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공격적 투자 선언···시장 반응은 ‘시큰둥’


지난 18일 삼성생명은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해 순익이 9770억원으로 전년보다 4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삼성전자 주식 매각익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19.2% 줄어든 수준이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여타 생보·손보사가 약 30% 가량의 이익 감소를 면치 못한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올해도 이러한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생명의 자산운용수익률은 지난 2018년 4.2%에서 지난해 3.4%로 0.8%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2018년에는 삼성전자 주식 1조원 어치를 매각한 일회성 수익이 포함돼 자산운용수익률이 4.2% 보인 바 있다. 이를 제외했을 때의 자산운용수익률도 3.6%에서 3.4%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자산운용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수적 운용방식을 버리고 공격적 투자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유호석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장(CFO)은 “그동안 보수적 운용이라고 비판받아왔지만 앞으로는 공격적, 적극적 운용에 나서겠다”며 “삼성벤처투자와 함께 만든 전략펀드를 통해 새로운 지분투자 기회를 모색해 내년까지 성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환헤지 비용 등을 고려해 외화채권 투자 비중을 지난 2018년말 14.8%에서 지난해말 7%로 절반 가량 줄였다. 대신 국내 국공채 중심으로 초장기채권을 늘려 자산 부채 만기 불일치를 줄여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초장기채권 투자를 줄이기로 했다. 초장기채 매입만으로는 자산 부채 만기 불일치 해소에 한계가 있다는 결론이다. 현행 보험업법은 해외투자 한도를 총자산의 30%로 규제하기 때문에 외화채권을 늘리는 것도 한계가 있는데다, 장기금리 하락으로 국공채 비중을 늘려봐야 자본확충 부담만 가중된다.


이에 삼성생명은 해외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등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장기 운용의 틀을 바꿔보겠다는 전략도 공표했다.  


이러한 삼성생명의 전략에 시장 반응은 대체로 시큰둥하다. 한 애널리스트는 컨콜에서 “삼성생명 운용자산만 230조원인데 비해 전략펀드는 500억원에 불과하다"며 "기회가 창출되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호석 실장은 “투자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만 내놨다.


◆ 보험료 인상에도 이익 증가 '부정적'


이익 감소세는 생·손보업계에는 공통 해결 과제다. 떨어지는 자산운용수익률 외에 실손 손해율 상승도 주된 원인이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생·손보사의 실손 손해율은 131% 수준이었으며, 영업(경과) 손해율도 111.5%였다. 


실손 손해율 상승은 삼성생명에게도 타격이었다. 삼성생명의 손해율은 지난 2018년(82.6%)보다 2.1%포인트 높아진 84.7%를 기록했다. 특히 실손 손해율은 같은 기간 115.7%에서 124%로 8.3%포인트 크게 높아졌다. 생존 손해율도 102.6%로 9%포인트 높아졌다.


삼성생명은 손해율을 만회하기 위해 예정이율을 4월부터 0.25%포인트 인하할 예정이다. 예정이율 인하는 보험료의 인상을 의미한다. 보험료는 5~10% 인상될 예정이며, 보증 수수료 인상을 추가하면 더 많은 인상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생명의 한 관계자는 “보증 수수료를 포함하면 예정이율을 0.5~0.7%포인트 인하하는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국고채 10년물(20일 기준 종가 1.515%) 수준 내에서 예정이율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삼성생명의 손해율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KB투자증권은 “단기간 내 실적개선은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손해율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생명에 대해 목표가를 9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 배당성향만으로 주주 설득 어려워


삼성생명은 배당금 부담도 안고 있다. 내년까지 배당성향을 최대 50%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배당금 자체가 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주당 2650원으로 모두 4758억원을 지급했다. 2018년 배당금 규모와 같지만 배당성향은 오히려 30%에서 37%로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순익이 줄어들면서 발생한 결과다. 


올해 삼성생명의 순익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생명이 올해 배당금을 지난해 수준처럼 유지하면 배당성향은 줄어든 순익 대비 높아진다. 하지만 주주들이 이 ‘착시효과’를 납득할지 의문이다.


국민연금은 삼성생명 지분 5.88% 보유 중이다. 최근 삼성생명의 주식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전환, 배당 등에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의 배당성향 상향 조정만으로 만족할지 아니면 주주환원정책을 추가 요구할지 주목된다. 


삼성생명의 주가는 지난 2017년 11월3일 주당 13만8500원의 최고가를 기록 후 계속 하락해 지난해 8월16일 6만4700원으로 최저가를 찍었다. 2년 만에 주가가 50% 이상 떨어졌다. 주가에 만족하지 못한 주주들의 행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올해 순익도 감소할 전망이어서 주가가 올라갈지는 의문"이라며 "배당성향 상향 조정보다 파격적인 주주환원정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도 삼성생명 컨퍼런스콜에서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여부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그러나 유 실장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2022년 이후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관련 자본확충 문제가 해소되면 고려하겠다는 말이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자본을 감소시킨다. IFRS17은 보험부채 대비 자본확충을 요구하기 때문에 삼성생명으로서는  자본감소를 피해야 한다.


삼성생명은 과거 6차례 자사주 매입을 통해 10.2%의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삼성생명이 향후 자본확충 수단으로 삼성전자 지분 매각과 함께 이 자사주를 활용할지도 주목되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올해 자산운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으나 투자환경이 녹록치 않다"며 "따라서 삼성생명이 부동산 매각 등 운용 수익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시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